시간의 의미
성서의 가장 아름다운 구절 + ‘순간 수집가’ 크빈트 부흐홀츠의 그림들“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하늘 아래 일어나는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이 글은 성서의 가장 아름다운 구절 중 하나이다. 우리에게 위안과 신뢰를 주는 이 글은 오래 전부터 인류의 가장 고전적인 교훈에 속한다. 여기에 크빈트 부흐홀츠의 섬세하고 초현실적인 그림이 절묘하게 결합된 『시간의 의미』가 [에프 그래픽 컬렉션]으로 출간되었다.크빈트 부흐홀츠는 현실을 비틀고 순간을 포착한 그림들을 선보여 ‘순간 수집가’로 널리 알려진 화가이다. 일상의 익숙한 사물들을 예기치 않게 배치하고 결합하여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점에서 르네 마그리트와 유사하지만, 무수하게 찍은 점들이 모여 섬세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이룬 그의 그림들은 좀 더 편안하게 다가온다. 언젠가 한번 꿈에서 본 듯한, 또 언젠가 현실에서 한순간 우리 눈에 포착될 듯한 부흐홀츠의 그림들은 몽환적이면서도 아주 선명하다.『시간의 의미』는 시간에 얽힌 구절과 그림이 각각 하나씩 나란히 배치되어 조화를 이룬다. 책을 펼쳐 놓고 한 손으로 첫 장부터 가만가만 넘기면 마치 노래하듯 문장이 하나씩 흘러가고, 호흡하듯 그림이 한 장씩 넘어간다. 마침내 책 끝에 이르면, 독자들은 고요한 평원에 도달한 강물처럼 한없이 낮은 자신의 숨결만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