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味인 - 전형주 교수의 맛있는 인생, 멋있는 변화
맛있는 인생을 사는 방법이 과연 있을까?
솔직한 인생 레시피에 빠져들다 어느 순간 자기 삶이 바뀌어 감을 느끼게 된다.
우리 인생은 달달하기보다는 오히려 쓴 경우가 휠씬 많다. 그러나 대부분 쓴맛만 있는 게 아니다. 저녁노을 보며 클래식의 달달함에 빠져들 때가 있다. 하루 동안의 온갖 스트레스가 음악 선율 하나에 눈 녹 듯 사라질 때가 있다. 그런 순간이 많아질수록 우리 인생이 더 멋있고 맛있어 지는 게 아닐까. 식품영양학자로 학교와 방송에서 열심히 활동 중인 전형주 교수가 조금 더 성숙한고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가 <인생味인>을 출간했다.
여기저기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인생들이 보인다. 그들은 지금 비록 새우잠을 자고 있지만 고래꿈을 꾸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의 꿈속에 이 책 한 권이 찾아간다. 닿을 수 없는 먼 길을 향한 불가능한 여정이 아니라, 손만 뻗으면 닿는 아주 작고 앙증맞은 선물을 주기 위해 평범한 사람들의 꿈속을 찾아간다. 사람들은 자기와 비슷한 어떤 코드에 꽂혀 공감을 한다. 이 책에는 각자의 입맛에 맞게 맛있게 살아갈 평범하고 작은 진리를 보여준다. 그 이야기가 그렇게 특별하지 않은 것 같은데 하나하나 씹다 보니 평범함 이들의 몸속에서 특별한 작용을 한다. 평범하기에 흡수도 빠르고 그래서 곧바로 내일을 살아갈 에너지원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일단 책 제목부터 신선하다. 식품영양학과 교수답게 맛 미(味)를 전면에 당당하게 내세웠고 인생을 맛있고 아름답게 사는 비결을 알려주는 책답게 미인이라는 중의법을 적용했다. 전형주 교수는 삶에 여러 변화가 있었고 새로운 도전과 희망이 있었다. 전 교수는 그 변화 속에서의 아픔과 도전을 솔직 담백하게 담아내고 싶었다. 사람들은 아픔을 같이 느끼고 공감하는 순간, 친구가 된다고 한다. <맛있게 멋있게 나답게>를 출간한 이후 인생을 참 당당하게 사는 리더였다면 <인생味인>으로 다시 찾아온 그녀는 우리 곁에 조금 더 가까이에서 호흡을 느낄 수 있는 친구였다.
이 책 <인생味인>은 쓴맛 인생에서 신맛 인생, 매운맛 인생, 단맛 인생을 두루두루 보여준다. 독자의 입맛대로 책을 골라 페이지를 펼쳐들 수 있다. 전형주 교수는 식품영양학과 교수이지만 가치를 단순한 식품에만 두지 않는다. 먹는 의미와 먹을거리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 있다. 우리가 사는 인생을 영양학적으로 보다 맛있고 건강하게 사는 방법까지 고민하고 연구한다. 억지로 강요하는 보약 같은 조언이 아니라 누구나 자기 입맛에 맞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체형인생학을 전한다. 강요가 아니기에 부담이 없고, 입맛대로 고를 수 있는 이야기들이기에 술술 잘 읽힌다. 굳이 채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의무감을 가지고 읽지 않아도 된다. 어느 날 우울할 때 그녀의 아픔 한 꼭지를 같이 느끼며 가슴을 진정시키는 기회를 삼아도 좋다. 마치 아침에 비타민 한 알을 먹고 기운을 내려 하듯이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모두에게는 미소 뒤에 숨겨진 솔직한 아픔이 있다. 힘든 인생을 살고 있는 그들에게는 공자 맹자의 거창한 인문학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데 나와 비슷한 아픔, 나와 비슷한 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작은 깨달음들은 손으로 만져지고, 몸으로 흡수가 된다. 흔히 책은 건강한 삶을 위한 지식과 지혜의 영양제다. 이 책이 조금이나마 나름 고군분투하는 한국인들에게 흡수가 잘 되는 영양제이기를 저자는 욕심을 가져본다.
당신의 ‘하얀욕망’은 무엇인가요? ‘욕망과의 이별 연습이 필요한가요?’
사람들은 힘들고 우울할 때가 많지만 그 막힌 길에서 다른 샛길을 찾으면서 그 벽을 뚫고 갈 에너지원 하나를 지니고 있습니다. 오늘 작은 희망의 발걸음은 휘몰아치는 폭풍을 이겨내기도 합니다. 깔깔거림 속에 우울함을 숨겨둔 10대든, 당당함의 주머니 속에 좌절을 만지작거리는 20,30대든, 매일매일 위기라고 엄살이 아닌 비명을 지르는 40, 50대이든 누구나 하루를 웃음으로 채우고 싶고, 단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가고 싶은 게 인지상정입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특히 혼자서는 더욱 힘듭니다. 그럴 때 같이 가자며 손을 내미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그런 친구 같은 책이 되고자 막연한 바람을 가져 봅니다.
맛있는 인생을 사는, 맛있는 인생을 권하는 전형주 교수, 자신도 사실 그리 맛있는 인생을 살고 있지는 않다고 말합니다. 언제든 잘하고 싶다는 저자의 희망, 그 변질되지 않을‘하얀욕망’이 또 길을 걸을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고 합니다. 남의 이야기를 통해 마음의 위로도 얻고 가야 할 길을 정돈할 수 있을 거라면서 <인생味인>을 소개합니다.
이 책은 권위가 없어서 좋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슬그머니 어깨동무를 하는 이야기라 더 친근합니다. 50대 아줌마의 평범함도 보이고, 여자로서 세상의 발칙함에 살짝 삐지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게 다 너의 이야기고 나의 이야기라 공감이 갑니다. 오늘 아침 신경질적으로 나와 한바탕했던 친누나의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어떤 글에서는 작가의 일기장을 살짝 들쳐본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원재료의 솔직함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원재료의 솔직함, 원재료의 싱싱함은 음식을 맛있게 하는 기본이 됩니다. 저자의 솔직함은 글을 감칠맛 나게 하는 기본 재료가 됩니다. 살다 보면 나만 억울하고 손해 보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냥 막 나가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왜 내 인생은 이렇게 꼬이냐고 한탄할 때도 있겠죠. 남들은 다 잘 사는 것 같은데 나만 쪼그라들어 있을 때 이 책을 집어 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살맛 나지 않을 때 다시 입에 생기가 돋고‘그래, 까짓것 내일부터 다시 해봐야지’하는 작은 의욕을 선물합니다. 그 의욕이 공감의 물결을 타고 자연스럽게 독자의 가슴속으로 밀려 들어갑니다.
저자는 식품영양학자답게 맛있는 삶을 이야기합니다. 인생을 잘 사는 비결은 과하지 않지만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들을 찾아 즐기며 사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자신도 많은 상처도 아픔을 배우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남을 위해 희생했던 삶이 아니라 자기를 존중하고 자기를 사랑하는 삶을 살라고 얘기합니다. 저자 자신이 그렇게 못하고 실수했기 때문에 독자들은 조금 더 자기 삶을 맛있게 즐기라고 얘기하는 것이겠죠. 책 제목이 <인생味인>답게 이 책의 몇 페이지만 넘기면 저자인 전형주 교수의 생각이‘참 맛있고 괜찮네’라는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우리 인생은 곳곳에 살맛 나는 요소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그걸 지나칠 뿐입니다. 오늘 냉장고를 한 번 열어보세요. 식욕 당기는 마음으로 하나 둘 사 모은 음식 재료들이 꽁꽁 얼려져 있을 겁니다. 그 재료들을 살 때의 기분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 드십시오. 내일부터 다시 새롭게 살아야지 하는 의욕이 생길 겁니다. 살맛 나는 보통 사람들의 인생을 위해 이 책을 ‘너는 나의 노래, 너는 나의 햇살’같은 비타민으로 선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