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인테리어 - 42 제곱미터 작은 집 고쳐 살기
서울에서 빚 없이 1억짜리 다세대주택을 구매해 단열, 난방 공사부터 내장까지 싹 바꾼 한 직장인의 인테리어 후기. 인테리어 업체 선정부터 공간 활용에 대한 아이디어, 그리고 공정별로 집주인이 체크해야 할 사항들과 인테리어 하자와 실수까지 솔직히 담아냈다. 여기에 건축가의 감수를 거쳐 전문가 조언을 덧붙였다.
지어진 지 30년이 넘은 낡고 좁은 서울의 다세대주택
난방부터 단열까지 전격 리모델링 프로젝트
손재주가 빼어나지 못해도
발품을 팔고 정보를 수집할 여력이 없어도
본업으로 바빠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아도
집이 매우 매우 좁아도
돈이 없어 엄두가 나지 않아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려면
어찌됐든, 집은 고쳐 살아야 한다는 것이 [생존 인테리어]의 생각!
[생존 인테리어: 42제곱미터 작은 집 고쳐 살기]는 스물다섯에 빈손으로 상경한 이해리 씨가 옥탑방과 지하방, 원룸들을 거치며 ‘집주인’의 꿈을 키우다가 직장생활 10년 만에 신림동 오래된 동네의 다세대주택을 구입해, 일류 호텔 부럽지 않은 깔끔하고 정갈한 새집으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담고 있다.
더할 나위 없이 솔직하고 현실적인 인테리어
그는 인테리어를 직접 해본 적도, 집 꾸미는 취미를 가져본 적도 없었다. 다만 깨끗하게 정리된 집에서 살아야 한다고, 집이 지저분하면 생활비 지출이 더 커진다는 생각을 갖고 사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전세 보증금을 감당하기 위해 큰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그는 ‘이럴 바에야 집을 산다’고 과감하게 마음을 다잡고 서울에서 ‘집 찾기’에 나선다. 그가 찾는 집의 조건은 간단했다.
지하철을 탈 수 있는 도심, 대출이나 빚 없이 1억짜리
서울에서, 역세권에 해당하는 동네에, 1억짜리 집이 있을까? 있었다. 물론 예상했던 대로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주변에서 극구 말렸다. 아이를 키우기엔 아파트가 최고다, 오래된 빌라 고쳐 봤자다, 한 가족이 살기에 12평은 아무리 잘 고쳐도 비좁다, 대충 도배만 하고 살다가 넓은 집으로 옮겨야 한다 등등.
그러나 해리 씨의 생각은 달랐다
우선, 집을 사든 세입자로 살든, 하루를 살더라도 쾌적하고 포근하게 가능한 만큼 집을 고쳐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집에 돌아와 평화롭게 쉴 수 있고, 휴식을 잘해야 일도 잘되고 그만큼 돈도 잘 벌 수 있다고 믿어서다. 둘째, 흔히 말하는 ‘좋은 동네’에 의구심이 생겼다. 무리한 대출로 집을 구입해 집값이 떨어질까 전전긍긍하며 집값 이외에 다른 생활을 옥죄며 살면 좋은 동네가 다 무슨 소용인가. 가족이 즐겁고 마음 편하게 살면서 집 앞을 제 손으로 치우고 이웃 간에 살갑게 인사 건네며 살다 보면 어디라도 좋은 동네가 되지 않을까. 셋째, 좁더라도 잘 고치고 낭비 없이 알뜰하게 인테리어를 하면 아이 낳고 살기에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일본엔 9평, 10평, 11평짜리 예쁜 협소주택이 얼마나 많은가.
인테리어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무엇부터 먼저 해야 할까
마음을 먹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잔금을 치른 뒤, 단기 대출을 받아 공사를 마친 후 이사를 해야 하니 공사 일정도 매우 촉박했다. 직접 하는 DIY 방식은 불가능했다. 재주도 없었거니와 공사해야 할 범위가 아마추어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단계별로 업체를 섭외하는 방식도 불가능했다. 이 방법은 각 단계별 시공 단가나 자재에 대한 지식이 있고 얼마간 노하우가 있는 사람에게 합리적이다. 공정이 엉키거나 시공이 잘못되었을 때 어느 업체에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불확실해질 수 있고, 전체 견적을 한눈에 보기도 어려워 총 비용이 되레 늘어날 위험도 있었다. 결국 전체 공사를 일괄로 한 업체에 맡기는 방식을 택했다.
인테리어 업체에 맡겨도 집주인이 챙겨야 할 게 수두룩
보통 인테리어에 관한 책들은 직접 가구를 만들거나 페인트칠하는 법을 알려준다. 직접 하기 힘든 공정은 부분적으로 업체를 섭외한다. 그러나 해리 씨는 공사 일체를 한 업체에 의뢰했다. 그게 가장 간편하고 쉬운 방법이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비용이 몇백 만 원 높아져도 가장 쉽고 빠른 길이 ‘전체를 업체에 의뢰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주인이 챙겨야 할 게 수십, 아니 수백 가지가 넘었다.
집 고칠 때 알아야 할 최소한의 범위는 무엇일까
끊임없이 인테리어 카페에 묻고 답하던 해리 씨는 인테리어 업체를 알아보고 공사를 시작할 무렵부터 매일 블로그에 상황을 연재하기 시작했고, 어느덧 방문자는 하루 수백 명에 이르게 되었다. 해리 씨는 때로는 새로운 정보를, 때로는 시행착오를, 때로는 뒤집을 도리가 없는 실수를 기록해나갔고, 점점 더 많은 애독자들이 질문과 조언을 넘나들며 공감을 표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리모델링이든 인테리어든 집수리든, 업체와 만나 공사를 진행할 때 집주인이 꼭 알아야 할 최소한의 범위는 무엇인가”였다. 수많은 업체 가운데 어떤 곳을 선택할지, 집을 짓는 것도 아니고 2~3주 공사를 진행하면서 계약서를 꼭 써야 하는지, 공사비는 얼마만큼 나누어서 지급해야 하는지, 공정별로 집주인이 현장에서 체크해야 할 사항들은 무엇인지, 조명기구와 욕실 제품 등 자신의 취향을 꼭 반영하고 싶은 제품들은 어느 시점에 어떻게 공수해 전달해야 하는지, 공사를 마친 뒤 하자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등등. 별 것 아닌 집수리 정도라고 생각했음에도, 업체 한 곳에 전체 공사를 의뢰하는 가장 쉬운 방식을 택했음에도, 챙겨야 할 필수 정보들이 꽤 많았다.
난방, 단열, 구조 변경부터 리폼, 재활용, 중고 제품 처분까지
블로그를 통해 연재한 준비 과정과 고민, 공사 상황 등은 건축가 김창균의 감수를 거쳐 누구나 보편적으로 적용해볼 수 있는 하나의 사례로 정리되었다. 난방공사와 단열공사처럼 큰 규모의 공사부터, 현관문 리폼, 반찬 전용 빌트인 냉장고, 접시 크기까지 셈해 재단한 부엌 수납장, 1만 2천 원짜리 책상 조명까지 재활용한 알뜰살뜰한 아이디어들은 이 작은 책에 얼마나 빼곡한 정보들이 정리되어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해리 씨의 이야기에는
단 하나의 협찬도, 단돈 만 원의 과장도, 특별히 우호적인 업체도 등장하지 않는다.
특별한 취미나 재주를 갖고 있지 않은 이상,
집에 손을 대려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누구나 비슷한 걱정을 시작한다.
“뭐부터 해야 하지? 업체한테 일임하면 덤터기를 쓰지 않을까? 그렇다고 내가 직접 할 수도 없는데? 여러 군데 돌아다닐 시간도, 이사 날짜도 촉박한데 가능할까?”
이런 걱정과 질문들에 매우 구체적으로 답하는 <생존 인테리어>는 단 하나의 사례이지만,
누구나 쉽게 따라해 볼 수 있는 최소한의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 이 책의 특징
각자의 상황에 대입해볼 수 있도록 공사의 범위와 일정, 비용 상세 내역을 먼저 제시한다.
― 잔금을 모두 치른 상태에서 진행하는 인테리어 공사는 하루하루가 비용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짧은 기일 내에 원하는 공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때문에 해리 씨의 사례를 보며, 각자의 공사 범위, 내용 등을 대입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인테리어 업체에 공사 전체를 발주하는 방식이다.
― DIY도 아니고, 공정별로 업체를 섭외하는 방식도 아닌, 전체 공사를 한 업체에 의뢰하는 방식이다. 업체에 의뢰하는 방식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서도 구하기가 어렵다. 업체가 알아서 해주니 집주인이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협찬도, 과장도, 값비싼 소품도, 멋들어진 사진도 한 장 없는 인테리어 책
― 소품을 꾸리기에는 공간이 부족했고, 감각을 뽐내기에는 돈이 부족했다고 해리 씨는 솔직히 고백한다. 업체와 특별히 우호적이지도, 그렇다고 큰 문제가 생길 정도로 관계가 나쁘지도 않았던 해리 씨는 계약 관계에서 일어날 법한 여러 소소한 고민과 갈등들을 기록했다. 또한 단돈 만 원도 줄이지 않았고, 멋지게 보이려 애써서 사진을 찍지도 않았다. 있는 그대로를 기록하고 소개한다.
빌트인 가전제품들, 사이즈를 줄인 침대, 작아진 방문, 재활용한 품목들…
― 42제곱미터에 방 3개, 다용도실까지 갖춘 공간을 만들어야 했으니 해리 씨는 1, 2센티미터에도 끝없이 고민해야 했다. 심지어 욕조도 조금 잘라내고, 방문도 작게, 침대는 물론, 모든 살림살이의 크기도 일일이 잰 다음에 수납장을 정했다.
전문가의 공사별 advice
― 해리 씨가 확신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해서는 건축가 김창균 소장의 감수와 조언을 붙였다. 특히 시공상 유의할 점이나 집주인이 현장에서 챙겨야 할 부분들은 따로 찾아볼 수 있도록 차례에 별도로 배치했다.
작은 집이지만 집짓기처럼 광범위한 공사 범위
― 보통 리모델링은 실내 마감을 철거하고 원하는 디자인의 목공사, 페인트칠 등이 대형 공사에 해당하나, 해리 씨는 바닥 난방공사, 내부 단열공사까지 감행해야 했다. 이유는, 낡고 오래된 집이었기 때문. 인테리어 책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 대형공사 정보는 집이 너무 오래되어 손을 쓸 수 없으리라 생각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