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런던 위인전 - 뻔뻔하지만 납득되는

런던 위인전 - 뻔뻔하지만 납득되는

저자
보리스 존슨 지음, 이경준.오윤성 옮김
출판사
마티
출판일
2019-04-09
등록일
2019-12-24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59MB
공급사
알라딘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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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역사와 전기, 도시에 대한 이해가 잘 버무려진 책. 훌륭한 곳이 훌륭한 것을 낳는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 《뉴욕 타임스》

“지성과 애정으로 쓴 런던의 역사.” ? 《시카고 트리뷴》

“도시에 사람을 빼면 무엇이 있겠는가?” ? 셰익스피어


런던을 편애하는 런던 시장이 쓴
뻔뻔한 런던 위인 열전

런던이 가장 영향력 있고 매력적인 대도시 중에서도 손꼽힌다는 사실은 더 이상 부연이 필요하지 않다. 금융, 현대예술, 팝 음악, 패션의 중심지라는 지위를 지켜온 이 도시는 최근 ‘브렉시트’를 둘러싼 진통으로 새삼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년여간 이는 충격을 주었고 논란을 넘어 세계정세에 혼란을 더하고 있다. 그리고 이 혼돈의 정국 한가운데 2018년 7월까지 외무부장관을 역임한 보수당 소속 정치인이자 대표적인 ‘브렉시터’(브렉시트 찬성론자) 보리스 존슨이 있다.
한편 그의 경력에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런던 시장을 지낸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재임 시절, 정치인이자 시민으로서 자신이 사는 도시를 향한 크나큰 자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런던이 키우고, 런던을 성장시킨 인물들의 짤막한 전기 열일곱 편을 엮은 『런던 위인전』은, 처칠 평전과 로마사 교양서를 써낸 존슨의 역사적 관심과 지식, 그리고 이야기꾼의 기질이 아낌없이 발휘된 책이다.


민주주의의 수호자이자 타고난 선동꾼?
훌륭하게 그려내는 왼손과 빠르게 셈하는 오른손을 가진 화가?
위인전 속 인물에 흥미로운 입체성을 불어넣다

이 책은 런던이 키워낸 사람들 각각의 초상을 그리는 방식으로 런던의 역사와 정체성을 보여준다. 유명한 건물이나 장소, 예술품, 유산 등을 통해 도시를 소개하는 대개의 책과 달리, 그 도시에서 살아간 ‘사람’에 초점을 둔 것이다. 저자가 런던과 공명했다고 판단한 위인 목록에는 현대 연극을 완성한 ‘셰익스피어’, 인상주의의 선구자 ‘터너’, 흔들림 없는 금융제국을 건설한 ‘로스차일드’ 등 위인전이나 교과서에 나올 법한 유명인들과 고대 영국 땅의 여왕 ‘부디카’, 천재 발명가 혹은 허풍쟁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오가는 ‘로버트 훅’, 간호학을 개척한 비백인 여성인 ‘메리 시콜’ 등 알려지지 않았거나 잊힌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 짧은 전기들의 연대기가 특별한 이유는, 너무 빤해 보이거나 관심이 덜한 인물의 업적을 소개하면서도 독특한 성격과 시각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점이다. 가령 이 책에 따르면, 셰익스피어는 “흑인을 주인공으로 삼은 최초의 극작가”(122쪽)인 동시에 “기를 쓰고 [상류층 가문의] 문장(紋章)을 얻으려고 했”(125쪽)던 속물이었다. 경제력과 상관없이 남성의 보편 선거권을 주장한 급진적인 윌크스는 면책특권을 얻기 위해 대중 선동도 주저하지 않는 반민주적 측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나이팅게일은 더 이상 ‘백의의 천사’가 아니다. 경쟁자에 대한 약간의 비방, 인맥 동원을 마다하지 않는 수완 있는 개혁가 나이팅게일이 있을 뿐이다. 물론 백인도, 좋은 가문 출신도 아닌 탓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린 간호사 메리 시콜의 행로와 업적도 빼놓지 않는다. 혹은 20세기 영국을 상징하는 처칠의 공을 마치 자기 일처럼 풀어내면서도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사적·정치적 전략을 따라가지 못한 실책, 인도의 독립을 반대하고 대기근을 잔인하게 무시했던 죄과를 지적한다. 로스차일드를 다루면서는 유대인을 차별하는 의회의 관례를 철폐하는 성과를 거두지만 유권자, 의원, 왕족 ‘매수’가 주된 투쟁 방법이었다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존슨식 캐리커처화’를 거친 위인은 과한 욕심과 끝없는 자기 극복이 동전의 양면이 되고 투철한 신념과 돈, 명성에 대한 집착이 공존하는 한 인간으로, 그렇지만 당대 현실 속에서 영웅적 면모를 지닌 인간으로 되살아난다.

뻔뻔하고 일관된 ‘런던 사랑’의 결정판!
영국은 영국일 뿐, 유럽이 아니라는 자부심의 정체를 엿보게 하는 책

자신만의 렌즈로 열일곱 인물을 재조명하는 존슨의 어조는 경쾌하고 뻔뻔하다. 존슨이 “잉글랜드의 개성”으로 꼽은 말장난, 음란함, 조소,는 각 인물에 대한 예리한 비평에서 경쾌하게 드러난다. 익살스러운 수다를 듣는 것만 같다. 한편, 런던의 기원전 역사부터 살피며 ‘위인’을 찾아내고, 그들의 성취를 세계에 득이 된 잉글랜드의 성취로 내세우는 부분은 그야말로 뻔뻔하다. 예컨대, 영어를 문학 언어로 완성한 제프리 초서를 “인류의 비공식 표준어”를 만든 사람으로 끌어올린다든지, 뉴턴과의 경쟁에서 사실상 패배했을 뿐 아니라 거의 기벽에 가까웠던 실험을 감행했던 로버트 훅을 ‘알려지지 않았을 뿐’ 최고의 발명가로 재평가하는 대목이 그렇다.
존슨은 책 말미에 “눈부신 과거를 자랑하는 도시 앞에는 특별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믿는다”라고 쓰며, 『런던 위인전』이 런던의 “눈부신 과거”와 “특별한 미래”에 헌정된 책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독자는 ‘브렉시트로 신음하는 영국’이 아니라 ‘브렉시트에 찬성한 영국’의 미묘한 자부심 혹은 콤플렉스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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