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이건희의 말 - 지행 33훈과 생각이 녹아있는 천금의 어록

이건희의 말 - 지행 33훈과 생각이 녹아있는 천금의 어록

저자
민윤기 엮음
출판사
스타북스
출판일
2020-11-09
등록일
2021-02-09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5MB
공급사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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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세상은 그가 생각하고 예상한 대로 움직였다
초일류를 목표로 한 몰입과 혁신의 경영철학

회장에 취임하고 10조에서 400조로 끌어올린 비결은 무엇인가?
모든 것은 이건희의 말이 씨가 되고 열매가 되었다


이건희는 늘 미래를 말하곤 했다. 그것도 1, 2년 후가 아니라 10년, 20년 후의 미래를 말하곤 했다. 1987년 삼성 회장 취임할 무렵의, 진공관 텔레비전 시절에 반도체를 이야기했고, 휴대전화가 상용되기 전부터 곧 휴대전화는 1인당 1대 소유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이를 선점하자고 말했고, 아날로그 시대에는 결코 100년 기술의 일본을 따라잡을 수 없지만 디지털로는 앞서간다는 말을 해서 사람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모두 그가 말한 대로 되었다.
디지털 시대의 중심에 있는 21세기를 이끈 인물로, 이건희 회장은 스티브 잡스와 자주 비교되곤 한다. 이는 변화와 개혁을 준비해 시장을 미리 예측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두 사람의 생각과 말이 거의 궤(軌)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건희에게는 스티브 잡스도 가지지 못한 장점이 하나 더 있다. 그는 경영자들이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덕목을 제시했는데, 이것을 본인이 실천한 점이다. 그는 평생 삼성 회장으로 봉직하면서 실제로 “알고[知], 행하고[行], 사람을 쓰고[用], 가르치고[訓], 평가[評]”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타계한 이후, 그의 공적을 기리고, 그의 생애를 추모하고, 그의 경영능력을 재평가하는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런데 굳이 이건희 회장의 어록(語錄)과 자서전, 에세이집 등을 뒤져 이것을 ‘이건희의 말’이라는 제목으로 펴내는 이유가 있다. 삼성의 모든 경영전략과 개혁과 도전, 발전계획의 바탕에는 이건희의 말이 ‘씨’가 되었고 ‘열매’가 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말’ 속에 바로 미래를 내다보는 천재적인 이건희의 순도 높은 ‘알맹이’가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서 이 책을 읽는 분들이 삶의 지표로 정하거나 좌우명으로 삼을 만한 말을 하나라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건희의 말과 생각과 행동에는 천둥번개의 울림이 있다
대한민국 젊은이여, 다시 세계로 미래로 나가자!


저는 이 회장을 만나 몇 년 동안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정·재계 인사들에게 소개할 영광을 가졌습니다. 모든 만남에서 그는 한미 동맹, 그리고 국제사회 속 한국의 역할에 대해 진정한 비전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이 회장은 뛰어난 기업가이자 통찰력 있는 리더였습니다.
_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설립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건희 회장의 말이라면 “마누라만 빼고 다 바꾸라”고 했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다. 이 말의 앞뒤 사정은 잘 모른 채 삼성 임직원을 향해 들이댄 ‘명령’이었다고만 기억하고 있다. 그것도 마치 ‘어느 날’ ‘갑자기’ ‘불쑥’ 한 것처럼 알고들 있는데 이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이건희 회장이, 1987년 삼성 총수인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언론 인터뷰, 저서, 신년사 등 숱한 메시지를 발표했지만 그 어느 한 마디도 충동적으로 ‘갑자기’ 말하지는 않았다. 말 한 마디라도 ‘갑자기’는커녕 심사숙고한 끝에 하였다. 어떤 문제든 그는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또, 또, 또 생각한 끝에 ‘작정’한 다음 말을 하는 사람이었다. 놀라운 점은 이야기할 내용을 A4용지에 적어놓거나 그것을 보고 말하지 않았다. 준비된 원고는 없었다. 오로지 자신이 심사숙고한 내용에 의지하였다. 놀라운 직관과 감을 통해 나온 말이었다. 그래서 그때마다 ‘신(神)의 한 수’ 같은 위력을 보이곤 했던 것이다. 이는 2020년 현재 50만 명 이상의 임직원과 연 매출 400조 원의 삼성 그룹 총수 신분이라서가 아니라, 일본에서 유학하던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습관이었다. 생각을 먼저 정리하고 나서야 할 말을 정할 만큼 그는 신중에 신중을 기울였던 것이다. 이런 점이 삼성 가(家)의 둘째아들이면서도 ‘후계자’로 대권을 낙점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이건희의 생애 장면 중 그의 말이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한 것은 역시 “마누라만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유명해진,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에서 열렸던 ‘삼성 사장단 회의’의 발언이었다. MBC TV 방송 동영상으로도 남아 있는 이날 회의에서, 그는 삼성 사장들을 향해 억센 경상도 사투리로,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가며, 명령을 하고, 설득도 하고, 협박에 가까운 격한 내용으로 열변을 토해 낡은 생각에 사로잡혀 잠자고 있던 사장들을 ‘한방에’ 깨워 일으켜 세운 것이다. 그래서 삼성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면 1993년 이전과 이후로 구분하는 경제평론가들이 많다.

지금의 삼성을 있게 한 신경영의 시발점 ‘후쿠다 보고서’
세계를 움직이는 초일류 기업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았다


삼성의 기업경영은 1993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1993년 삼성전자에서 재직 중이던 사십대의 일본인 디자이너가 작성한 ‘후쿠다 보고서’가 이건희 회장을 자극하여 신경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보고서를 읽어본 이건희 회장은 이류에 안주하는 임원들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한다.
그는 프랑크푸르트에 200여 임원을 모아놓고 2주일 동안이나 토론하며 “15년 전부터 위기를 느껴왔다. 지금은 잘 해보자고 할 때가 아니라 죽느냐 사느냐 갈림길에 서 있는 때다. 우리 제품은 선진국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멀었다. 2등 정신을 버려야 한다.”고 위기와 변화를 외쳤다. 이렇게 ‘후쿠다 보고서’가 삼성의 혁신을 촉발했고 초인류 기업으로 가는 시발점이 되었다.
그 후, 이건희 회장은 68일간 독일·스위스·영국·일본을 오가며 임직원 2,000여 명과 350여 시간의 회의와 간담회를 했다. 그는 사장단 40여 명과 800시간 이상 토론도 했다. 때론 밤을 새웠다. “불량품은 경영의 범죄 행위”라며 경영진에 질책과 경고도 서슴지 않았다. 그래도 조직은 좀처럼 바뀌지 않자 이건희 회장은 ‘지행 33훈’이란 행동 지침까지 내놓기에 이르렀다.
‘지행’은 알고[知], 행동하며[行], 쓸 줄 알고[用], 가르치고[訓], 평가할 줄 아는[評] 내용으로 삼성을 이류에서 일류로, 다시 초일류로 변화시켜 나가는 이건희 회장의 혁신적인 철학을 담고 있다.
디자인 고문으로 삼성전자에 근무하고 있던 후쿠다는 그동안 4건의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이 회장은 보고받지 못했다. 후쿠다가 올린 보고서는 당시 일류 기업인 소니와 파나소닉을 베끼기에 급급한 삼성과 좀처럼 바뀌지 않는 경영진의 행태를 신랄하게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후쿠다 보고서는 삼성의 문제를 ‘디자이너 게이샤론’이라고 표현했다. 게이샤는 기생이란 말로 삼성의 경영진은 디자이너에게 작은 요구까지 모두 맞춰주길 원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영진에 응하는 삼성 디자이너를 ‘매춘부적’이라고 혹평했다. 후쿠다 보고서는 “상품 전략서도, 기획서도 없고 디자인 결정 방법이 과학적이지 않다”고도 했다.
이 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비행기에서 보고서를 수차례 읽었다. 한 전직 삼성 임원은 “이 회장에겐 디자인 전략서가 아닌, 삼성의 고질적인 이류 의식을 꼬집은 보고서였다”고 했다.
후쿠다는 보고서에서 “삼성 경영진은 상품이 잘 팔리면 영업 수완이고, 안 팔리면 디자인 탓으로 돌린다”고 쓰기도 했다. 이 회장은 프랑크푸르트의 한 호텔에서 삼성 경영진 200여 명에게 세탁기 생산라인 녹화 비디오를 보여줬다. 세탁기 문짝이 맞지 않자, 근로자가 깎아 맞추는 모습이었다. 그 자리에서 세탁기 불량에 대해 자기 책임이라는 임원은 한 명도 없었다.
이에 이건희 회장은 삼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신경영’을 선언한다.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 바꾸려면 철저하게 바꿔야 한다. 극단적으로 얘기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했다.
경제가 세계를 상대로 성장하며 경쟁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어 사고방식과 업무 관행, 생산 방식,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고 본 것이다.
삼성의 신경영 선포는 재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에는 큰 라인을 지어 대규모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는 영업에만 열중하는 기업 운영 방식이 질적 변화를 주문한 것이다.
또한 이건희 회장은 프랑크푸르트 회의에서 “불량은 암이다. 삼성은 자칫 잘못하면 암의 말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생산 현장에 나사가 굴러다녀도 줍는 사람이 없고, 3만 명이 만들고 6000명이 고치러 다니는 비효율, 낭비적인 집단인 무감각한 회사”라며 통렬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제품의 불량을 줄이는 미시적 접근부터 나섰다. 생산 과정에서 불량이 생기면 라인을 멈추고, 신속히 문제를 해결해 재가동하는 ‘라인스톱제’를 도입했다. 불량의 원인을 찾아내 생산 체계를 단계적으로 선진화했다. 또 강렬한 퍼포먼스로 임직원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품질 향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각인시켰다. 1995년 ‘불량제품 화형식’과 함께 불량 무선전화기와 키폰·팩시밀리·휴대폰을 교환해줬다. 이렇게 수거된 15만대 가량의 불량제품을 구미사업장 운동장에 쌓아 산산이 부순 뒤 불태운 것이다.
이것을 본 일본의 카타야마 히로시 와세다대 교수는 2013년 ‘삼성 신경영 2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해 “삼성의 품질경영은 스피드·타이밍은 물론 완벽을 추구하고 인재를 중시해 시너지를 지향한다”며 “프로액티브(사전대책강구)·리액티브(후속조치)의 융합형 방식이 삼성의 질 경영 성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진대제 전 사장은 “이 회장의 메시지는 분명했다”며 “이 회장은 극약 처방을 써가며 끝까지 변화와 혁신 유전자를 심었고, 삼성은 세계 1위의 조직으로 변했다”고 했다.
신경영 선언을 시발점으로 이건희 회장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1등 기업을 만들기 위해 혁신의 원칙을 시스템으로 못 박고 밀어붙인 뚝심으로 원칙은 점차 뿌리를 내렸고, 불량에 무관용한 삼성의 철학은 세계의 소비자에게 신뢰를 가져왔다. 2020년 삼성은 반도체를 비롯 TV, 스마트폰 등등등 세계 1위를 차지하며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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