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용기 - 자책하는 나 무기력한 나를 위한 심리 코칭
“당신은 자신에게 따뜻한가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지만, 모든 것이 변한다
넘어진 나를 일으키는 새로운 방법
“나를 미워하고 싶지 않은데 자꾸 미워하게 돼요. 답은 아는데 답대로 할 수 없어서 답답하고 화가 나요. 나를 사랑하자고 다짐해도 결국은 이렇게 돼요. 저는 왜 그럴까요?”
누구나 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시간을 경험한다. 어떤 사람들은 침대나 집에서 나오는 것조차 힘들어한다. 도대체 왜 이런 상태를 겪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나를 미워하지 않고, 자책하지 않고, 다시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까?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초등학교 시절 학교 폭력과 따돌림을 겪었다. 성인이 되고 난 뒤에도 심한 무력감과 무기력에 시달렸다. 군대에서는 우울증을 겪었고, 이런 경험은 정신과 의사로서 환자들을 돕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의사가 된 이후에도 무력감과 무기력감을 안고 살았다. 병원을 개원하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되면서 비로소 내면의 무력감을 직시했다. 이 세상에 마음의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 자신이 혼자라고 생각하는 수많은 혼자들이 있었다.
이 책은 저자의 이런 경험과 고민을 담은 결실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를 우울하게 하는 세 가지 감정, 무력감, 무기력감, 공허감을 상세히 들여다본다. 어떻게 하면 이 감정들에 잠기지 않고 나를 자책하지 않을 수 있는지, 나를 긍정하고 삶을 반길 수 있는지 생생한 사례와 이야기로 다정하게 안내한다.
우리가 우울하고 무기력할 때 경험하는 핵심 감정은 바로 무력감이다. 무력감은 고통스럽지만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할 때 느끼는 소감이다. 우리는 무력한 자신을 미워하고 분노하게 되고, 그 결과 나와 나의 관계는 망가진다. 이 관계를 회복하는 것, 내가 나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도록 돕는 것이 이 책이 말하는 ‘새로운 방법’이다.
“나를 더 이상 고통받게 하지 않겠다는 작은 용기면 된다.”
나에게 다정한 사람이 되는 연습
마음이 힘든 모든 사람이 어린 시절처럼 다시 즐겁고 행복하기를 간절히 원한다. 하지만 헤어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다 자기를 미워하고, 자책하고, 무기력해한다. 우울증과 공황 발작을 겪고 정신과 의사가 된 저자는, 내면에 있는 나와 나의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친한 친구에게 미움받고 배신당할 때 힘들 듯이, 내가 나를 미워하고 외면할 때 우리는 속절없이 무너진다.
나아질 수 없다는 생각
- 무력감, 가장 고통스러운 감정
트라우마라는 말을 흔히 사용하지만, 이 용어는 원래 일상을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없는 심각한 증상을 가리켰다. 경험이 트라우마가 되는 핵심적인 조건이 바로 무력감이다. 죽을 정도의 고통을 주는 사건에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 없다는 판단에 압도될 때, 이 사건은 트라우마가 된다.
트라우마는 사실 극복할 수 없다. 무력감이 트라우마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개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이 지금 처한 상황을 인정하고 마음을 진정시켜야 한다. 트라우마를 안고 지금까지 살아 온 자신을 존중하고 대견해해야 한다.
나는 왜 일어나지 못할까?
- 무기력감, 엑셀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는다
무기력은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증상이지만, 단순히 휴식이 필요한 상태는 무기력이 아니다. 무기력은 마치 안전줄 없이 번지점프 대에 올랐을 때처럼, 내적인 갈등이 너무 심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무기력한 상태는 자동차의 엑셀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고 있는 것과 같다. 운전해서 앞으로 가야 하지만 앞으로 가면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때, 마음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있기로 선택한다. 따라서 역설적이게도 무기력하다는 것은, 무력한 상황에서 내 마음이 적절히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무기력의 원인도 트라우마와 마찬가지로 무력감이다. 무력감이 인간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감정이기 때문에, 무기력으로 위장하고 은폐하는 것이다. 따라서 무기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력감을 느끼는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 내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주위를 관리하고, 나를 몰아붙이지 말아야 한다.
내려놓고 받아들이면 달라질까?
- 공허감, 노력의 끝에 이르렀을 때
많은 사람들이 내려놓고 받아들이라고 조언한다. 마음의 고통과 싸우지 말고, 상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라고. 하지만 이런 방식이야말로 사실은 깊은 무력감이다. 더 이상 실망과 좌절을 반복하지 않고, 무력한 상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공허해진다. 공허감은 무력감에 상처받은 자신에 대한 슬픈 소감이다.
우리는 살면서 언제든지 상처받고 실패할 수 있다. 무력감에 고통받는다면, 무기력감 속에 후회한다면, 공허감 속에 텅 빈 자신을 느낀다면 그런 소감 자체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이 감정들이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그저 생각에 따르는 소감일 뿐이다.
생각의 대상과 나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이 감정들의 세기는 세어진다. 그중에서 나를 가장 무력하고 무기력하고 공허하게 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나를 미워하고 나에게 분노할 때, 우리는 위축되고 슬픔에 잠긴다.
저자는 말한다. 내가 나를 미워하는 그 순간, 그 미움에 미안해할 수 있다고. 무력감, 무기력감, 공허감을 느낄 때 습관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이 감정들을 직시하라고. 그 직시의 끝에서 미안함이라는 소감이 떠오르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다고. 미안함의 끝에서 우리는 살아 있으려고 애쓰는 나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지만, 모든 것이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