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49분 20초
뻥 뚫린 고속도로 같은 인생을 살아왔다.
비주얼도 좋고, 인간성도 좋고, 적당히 공부해서 아이비리그로 직진했다.
누가 봐도 난 멀쩡한 인간인데.
그런데, 이영나. 넌 나를 왜 미워하는 건데?
첫 만남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매너 없이 쏘아보는 시선에서 제멋대로 자란 머리 꼴까지,
넌 다른 사람 심장에 난 상처보다 네 코딱지가 더 중요한 인간이지?
한승효, 넌 자기중심주의의 결정체거든.
승효는 반지 안쪽에 시간과 분, 초를 새겼다.
5시 49분 20초,
이 순간 우리가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
1초 뒤에 네 마음이 변할 수도 있으니까 이건 찰나의 반지가 되는 거지.
그리고…… 54920, 그 순간의 사랑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