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남자 김철수 - 서른 네 살, 게이, 유튜버, 남친 없음
“개명하는 순간조차 판사 앞에서
거짓말을 해야 했어”
편견 깨기 위해 ‘김철수’로 개명한
흔한 사람 이웃집 철수 이야기
《유튜브 20만 구독자 <채널 김철수> 에세이》
<매일경제> <한겨레>
<닷페이스> <매불쇼> <영국대사관>이 먼저 주목한 화제의 인물, 김철수의 첫 에세이!
최근 들어 유튜브 퀴어 콘텐츠들에 많은 구독자가 생기고 응원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지만, 자신을 게이라고 전면에 드러내고 활동하는 유튜버를 찾아보기 힘들던 때부터 저자는 사회에 건강한 목소리를 내는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려왔다. 저자가 만든 영상은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프리즘: 인권을 바라보는 현대사회의 시선>에 초대되어 상영되었고, <매일경제><한겨레><닷페이스><매불쇼> 등 주요 언론과 매체에서 저자의 이야기를 주목해 다루어왔으며, 최근에는 <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차별 지우기 공모전’에서 당당히 1등을 하며 <영국대사관>에 초청되었다.
유튜브 등에 퀴어를 주제로 한 채널이 여럿 있지만, 주요 매체가 다른 사람이 아닌 저자의 이야기를 인터뷰하고 알리는 이유는,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 선택을 하는 여타 유튜버들과 달리 소수자의 이야기를 평범하고 따뜻하게 다루는 방식 때문이다. 성소수자와 이성애자를 구분 짓지 않고, 누구나 커밍아웃을 하는 영상을 보내면 올려주는 ‘커밍아웃 페이지’‘사연 읽기 방송’과 단편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영상미 넘치는 일상 영상 등을 마치 이웃집 흔한 남자와 대면하듯 자연스럽게 전한다. 저자의 이야기와 저자의 유튜브 채널 속 사람들의 이야기는 소수자와 약자들뿐만 아니라, 거대 사회에서 자신을 잃고 다른 사람인 양 살아가는 모든 철수와 영희를 향해 있다. 저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모든 철수와 영희들이 세상과 솔직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내 삶의 가치를 위해서 진심으로 싸워본 적 있는가?”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자신의 삶과 가치, 존재에 대해 자꾸만 질문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자에게 있어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말하는 것’은 단순한 노력을 넘어 목숨을 걸 만큼의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저자의 첫 에세이 『보통 남자 김철수』에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딛고 한 걸음 더 나아가자고 말하는 격려와 함께, 상경한 뒤로 옥탑방을 전전해야 했던 불안하고 위태로운 청년의 모습,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말 한마디 못 꺼내고 도망쳐야 했던 나날, 연인과의 애틋한 시절과 헤어짐에 대한 고찰까지, 이상하다고 말해지던 한 사람이 사실은 흔하고 평범한 사람이라는 깨달음의 과정이 담겨 있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나란 누구인가?’ ‘가족이란 무엇인가?’ ‘타인에 대한 이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우리 사회는, 우리 각자는 어떤 대답을 할 준비가 되었을까?
왜 ‘김슬기’는 ‘김철수’로 이름을 바꾸었을까?
평범한 사람의 고유명사 ‘김철수’가 되고 싶었던 사람
김슬기라는 이름을 가진 한 남자가, 교과서에 나오고 ‘갑과 을’ 정도로 이야기되는 이름 김철수로 개명한 건 평범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살아가고 싶어서다.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사람, 평범하고 흔한 사람, 남들과 똑같은 사랑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유튜브 <채널 김철수>를 개설했고, 20만 구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다양한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전해오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목소리를 내는 일은 사회가 자신과 같은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다른 약자들에게 갖는 편견을 깨는 데 좋은 역할을 해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내게 김철수라는 이름은, 타인에게 나란 사람을 알려주기에 가장 적합한 이름처럼 느껴졌다. 이보다 더 친근하고 ‘아무것도 아닌’ 이름이 있을까. 사회가 규정지어 놓은 만만함의 대명사, 철수! 나는 그 이름을 이용하고 싶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와는 상관없이 게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내게 달라붙는 더러움, 혐오스러움 따위를 처단하고 싶었다.
이게 내가 법원에 제출하고 싶었던 진짜 개명 사유다. (...) 진짜 나를 드러냈다가 시작부터 엉키는 상황을 마주하고 싶진 않았기에 그런 한심한 이야기를 진심인 양 써재낄 수밖에 없었다. 게이로서 다른 사람 앞에 떳떳하게 서기 위한, 그 첫발을 내딛는 순간마저 나는 거짓말을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러한 모습이 강단 있고 ‘멋이 있어’ 보일지 모르지만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내가 나로 살아가려는 첫걸음으로 개명을 하려 했지만 개명 허가를 인정받는 순간조차도 판사 앞에서 거짓말을 해야 했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좋아한다고 말 한마디 못한 채 속으로만 곪으며 삭히기를 반복해야 했으며, 애인이 있어도 법적으로 인정받는 미래를 그려나갈 수 없음에 슬퍼해야 했다. 그럼에도 자신을 믿으며 앞으로 나아가려 했다. 그것이 ‘나’이기 때문이다.
네가 한 번 살아봐, 내 인생. 나도 부딪치고 싶었지만 어떤 기회도, 계기도 없었어. 욕심을 내다가도 되레 당장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목숨을 걸 필요는 없다고 스스로를 회유했지. 네 인생이 그렇듯, 나는 내 인생이 너무 소중했어. 그래서 자꾸 꼬여만 간 거야. 난 무엇이 옳은지 알고 있었고 정말 그렇게 살고 싶었어. 그래서 난 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곳이 필요했어. 그 당연한 존중을 나 역시 받고 싶었던 거야.
“내 인생의 가치를 위해 진심으로 싸워본 적 있나요?”
아들 김철수, 친구 김철수, 애인 김철수, 게이 김철수…
‘다양성 존중’에 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요즘이지만, 낮섦을 배척하는 사회의 분위기는 여전하다. 법적 제도는 여전히 소수자들을 포용하지 못 하고 있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 끊임없는 혐오와 차별이 소수자들을 향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드러내고, 직접 설명하고자 했다.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나 자신을 속이지 않으려고, 또 누군가의 목소리를 세상에 들려주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다.
유튜브 운영 초기에는 같은 성적 지향을 가진 남성 구독자가 80% 이상이었지만 현재는 여성 구독자 70%와 남성 구독자 30% 비율의 20만 구독자를 바라보는 유튜브로 성장했다. 그만큼 다양성과 소수를 향한 사람들의 관심도 늘어났다. 그의 유튜브 채널 내에는 다양한 기획 코너가 있다.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 모두 참여하며 자기 성정체성을 직접 설명하는 ‘커밍아웃 페이지’, 성소수자를 대면해 인터뷰하는 ‘성소수자 인터뷰’, 구독자들이 사연을 보내주면 대신 읽어주는 ‘사연 읽기 방송’ 등이 있다. 이때 규칙은 모자이크나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감추지 않고 본인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이다.
인터뷰 영상 한 편을 만들기까지 1년 이상 걸리는 프로젝트도 있었다. 2018년 사랑에 대해 말하는 시민 100명을 인터뷰한 영상 ‘사랑이란 뭘까요?’는 범성애, 무성애, 트랜스젠더, 인터섹스, 양성애, 동성애, 이성애, 퀘스처너리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시민들이 ‘사랑이란 무엇인지’ 말하는 영상이다. 이 영상은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리는 <프리즘: 인권을 바라보는 현대사회의 시선>전에 초대되어 상영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영국대사관>에서 주최한 ‘차별 지우기 공모전’에서 당당히 1등을 거머쥐어 <영국대사관>에 초청되기도 했다.
거침없이 솔직한 면까지 갖춘 ‘김철수’에 <매일경제><한겨레>
내가 아닌 나로 살아본 적 있는 모든 철수와 영희를 위하여
“나만 이따위 인생은 아니구나,
다만 다른 한 가지, 나는 7포 게이 세대다!”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 집 마련’ 거기에 ‘꿈과 희망’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7포 세대들이 있다면, 저자는 ‘7포 게이 세대’라는 더 심화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떳떳해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아버지에게 커밍아웃하고도 쉽게 잠들지 못했던 20대 초반, 영화배우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상경했지만 연기 학원 대신 반려묘와의 생활을 택할 수밖에 없던 상황,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 누구보다 가장 먼저 말해주고 싶었던 할머니에게 진심을 말할 수 없던 상황까지. 이러한 삶 속에서도 반려묘 네 마리와 애인과의 옥탑방 생활을 시작하며, 스스로 선택한 사람들과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이루고, 그 안에서 서로 사랑하고 싸우기도 하고 미래를 꿈꾸기도 하며 보통의 삶, 평범한 생활을 이어나간다. 유튜버 활동을 시작한 이후로는 <채널 김철수> 콘텐츠에 공감해주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사랑받고, 유대감을 쌓는 특별한 경험도 한다.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 집 마련… 대한민국 청년 절반이 5포세대’ 5포세대…? 다섯 가지를 포기? 이거 완전 내 얘기잖아? 그 아래 연관 기사에는 ‘5포세대? 이제는 7포 세대!’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새롭게 추가된 두 개의 숭고하고 존엄한 가치는 바로 꿈과 희망이었다. 나도 모르게 허리를 곧추세워 기사를 정독했다. 기사를 다 읽고 나서는 묘한 소속감을 느꼈다. 나만 이따위인 건 아니구나. 하지만 다른 한 가지, 나는 그냥 7포세대도 아니고 7포 게이 세대다.
저자의 일상을 엿보는 일은 함께 얼굴을 맞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체온을 느껴보는 일이자, 사랑의 본질을 알아가는 일이다.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는 게 이상하지 않은 삶, 모두 같은 존재인 가운데 다른 존재인 우리들임을 깨닫게 하는 과정이다. 다양성에 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저자의 이야기에는 살아가며 한 번쯤 소외감이나 외로움을 느껴본 사람, 내가 아닌 나로 살아본 사람,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부분이 있다. 이 책을 통해 삶의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생각해볼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