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집 2권
작가의 집은 전원일 작가가 2010년 10월 중순경 김해시 한림면 소재 학산에 배낭을 메고 입산을 하면서부터 십여 년간 적은 생생한 일기다. 전기도 없고 물도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황토 흙집을 짓기를 시작했고 미리 준비를 해서 입산을 한 게 아니므로 가진 돈이 없어서 산에 있는 소재를 가지고 집을 지으려고 했다. 집을 짓는데 필요한 자제는 물론 작은 물통 하나라도 500여 미터 산속 오솔길을 걸어서 옮겨야 했다. 황토 흙집을 조금 지어 놓고 나면 비가 와서 허물어지기를 반복해서 더 이상 계속 짓는 것은 무리였다. 결국 컨테이너를 옮겨서 거처를 마련했다. 그러나 여전히 물과 전기는 없이 지냈다.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냉방에서 촛불을 켜놓고 창작에 몰두했다. 작가가 소모한 양초는 수십 통에 이른다. 그렇게 종이에다 쓴 글을 가지고 일주일에 한번 씩 배낭을 메고 5킬로미터 위치에 있는 진영읍에 있는 문화센터로 걸어갔다. 문화센터 전산실에서 일주일 동안 쓴 글을 작가가 운영하는 포털 사이트 금목문학 카페를 열고 ‘학산 일기’라는 타이틀을 달아서 연재물로 소개했다. 글을 읽는 네티즌들과 문인들은 환호했고 문학촌을 만드는 일에 나무기증 혹은 소정의 찬조금으로 그 뜻을 보탰다. 일주일마다 찾아가는 읍내는 여러 일을 하는 날이기도 했다. 목욕탕에도 가고 반찬 소재를 준비하는 날이기도 했다. 밥과 요리는 전기가 없으므로 가스레인지로 해서 냄비에 밥을 지었고 반찬은 학산에서 텃밭을 일구고 생산된 채소와 학산에서 자생하는 달래와 푸성귀를 채취해서 직접 요리해서 반찬을 만들었다. 반찬재료가 없으면 읍내 오일장에 가서 재료를 사갖고 와서 반찬을 만들기도 했다. 전기가 없는 촛불을 속에서 생활을 하다가 인근 700미터 지점에 화포천생태학습관이 건축되면서 학산에서 200미터 지점으로 전기가 지나간다는 사실을 알고 마침내 전기를 가설할 수 있었다. 그렇게 양초를 켜고 밤에 쓴 글은 산문집 ‘봉화산 부엉이는 돌아오지 않는다’, ‘뻐꾸기여, 울음소리를 바꿔라’ 자연에세이 ‘귀가 달린 나무’(상.하) 장편소설‘봉화산’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그 후에도 여전히 물은 길러서 생활을 하고 있는데 금전적으로 바닥이 나면 잠시 학산을 떠나서 돈벌이에 나서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금전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학산으로 돌아와서 집필 활동을 계속했다. 십 년 전에는 염소와 양들 다섯 마리가 가족이었다면 지금은 네 마리의 개가 가족이 되었다. 작가는 현재도 학산에 살면서 계속 학산 일기를 쓰고 있다. 학산 일기 ‘작가의 집’은 연재물로 15권 분량이 탄생하리라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작가 헨리 데비드 소로는 200년 전에 태어난 자연주의자로서 2년 2개월 2일간의 숲속 생활을 하면서 ‘월든’이라는 책을 발표했지만 전원일 작가는 10년 넘게 자족한 삶을 살면서 지금도 변함없이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그리고 전기는 있지만 물은 여전히 길러서 사용하고 있다. 혹자는 이런 모습의 전원일 작가를 두고 ‘한국의 소로’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렇게 부르는 까닭은 전원일 작가는 시인, 소설가, 수필가이면서 수목학을 전공한 식물학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의 집 책 속에는 많은 시(詩)가 등장한다. 그러므로 ‘작가의 집’ 연재물은 소로의 ‘윌든’ 보다더 내용이 풍요롭고 알차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