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에 이르는 병
연쇄살인범의 머릿속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듯한 이야기를 담은 사이코 미스터리 소설이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소년의 성장 과정에서부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동기와 심리 상태,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심리 조작의 기술까지, 한편의 웰메이드 범죄 다큐멘터리를 감상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삼류 지방대생 마사야에게 어느 날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그것은 희대의 연쇄살인마 하이무라 야마토가 감옥에서 보낸 편지였다. “내 죄는 인정하지만, 마지막 한 건만은 누명이다. 그것을 증명해주지 않겠나?” 살인마는 마사야에게 유난히 친절히 대해주었던 어릴 적 동네 빵집 주인이다.
긴 고민 끝에 살인범의 요청을 수락한 마사야는 하이무라의 주변 인물과 사건 관계인들을 하나하나 만나며 조사를 이어간다. 그럴 줄 알았다며 고개를 내젓는 친척,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감싸는 동네 주민들, 빵집의 단골들과, 그와 데이트를 즐겼던 여성들까지. 마사야는 점점 하이무라의 내면으로 깊숙이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