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질문에 왜 아무 말도 못 했을까 - 정답 없는 질문에 나만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단단한 식견을 위한 인문 사
* ‘원래 그래’라는 말에 ‘그것은 이상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가?
* 같은 의견 속에서 내 생각은 다르다고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는가?
* 당연하게 통용되는 상식에 ‘왜’냐고 물을 수 있는가?
* 둘 중 하나의 선택지에서 제삼의 대답을 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답을 망설였다면 꼭 읽어야 할 책!
세상을 바꾼 역사적 사건들에서 길어낸 깊이 생각하기의 기술
30년이 넘는 기자 생활을 통해 세상을 다면적으로 보고, 세상의 흐름을 읽는 눈을 키워온 저자가 인문학적 사고법의 정수를 알려준다. 저자는 그동안 《한 뼘 인문학》 《시사 인문학》 등을 통해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인문학적 사고법을 전파해왔다.
현재는 범람하는 정보로 인해 진실이 가려지고, 복잡한 사실관계로 왜곡된 정보를 진실이라 믿기 쉬운 시대다. 얽혀 있는 이해관계 속에서 서로 다른 입장의 말과 프레임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시선으로 똑바로 걸어가는 일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자극적인 소문과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않고 나의 기준을 세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책에서 다룰 인문학적 사고법이다.
인문학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연구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찾는 공부다. 책에서는 과거의 굵직한 사건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살펴보고, 현재에 필요한 인문 사고를 도출하고 있다. 세상은 많은 사람의 요구로 인해 바뀌었지만, 그 시작은 단 한 사람의 ‘다른 생각’에서 나왔다. 이렇게 세상의 변화를 이끈 인물들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그것이 진정 옳은 것인가 따져보고, 더 나은 방향이 무엇인가를 되묻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의심하기, 질문하기, 관찰하기’가 바로 세상을 바꾼 인물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사고법이다. 책에는 세 가지 인문 사고를 통해 생각을 바꾸고,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낸 25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선 똑같은 사람인데도 흑인과 여성이 차별받던 사회가 조금씩 나아지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한다. 반면 마오쩌둥의 교조주의를 통해 한 사람의 편협한 생각이 어떻게 세상을 어지럽힐 수 있는지도 이야기한다. 또한 열린 생각의 필요성을 더 깊이 살펴보기 위해 DDT, 사카린, 환경에너지 등 여러 사례를 담았다. 이들에 대한 평가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관점에 따라 세상이 어떻게 달리 보이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세상이 만든 사고 프레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생각과 소신을 키우고, 이를 통해 결국 사회를 변화시킨 사람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책에 가득하다.
과거에서 사례를 뽑은 이유는 지금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그때는 당연하지 않았으며, 그때 당연했던 것들이 지금에 와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단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과거의 한 시대에 사회에서 보편타당하게 인식되던 관습이나 고정관념에 대해 우리는 이야기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사람의 생각은 얼마나 다른지, 시대에 따라 요구되는 사고방식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여기서 전제되어야 할 것은 과거에는 어떤 기준으로 논리가 만들어져서 사물을 판단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인문학이 갖는 의미이며,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익힐 수 있는 사고법의 핵심이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이 질문이 가장 두려운 사람을 위한 세 가지 인문 사고
‘의심하기, 질문하기, 관찰하기’
책은 총 다섯 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상식’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한 사람의 ‘다른 생각’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두 번째부터 네 번째 파트까지 세 가지 인문 사고가 어떻게 세상을 바꾼 원동력이 되었는지를 이야기한다. 인문 사고는 질문, 의심, 관찰의 과정을 거친다. 이 세 가지 인문 사고는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의심의 씨앗에서 질문이 생겨나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더욱 자세히 관찰하는 것처럼 동시에 이루어진다. 다만, 독자가 각각의 인문 사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익히기 쉽도록 개별적으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특히 이 책에서는 논쟁적인 주제의 이야기들을 많이 다루고 있다. ‘지식재산권의 보호는 정보 공유를 막는 독점의 또 다른 이름인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흡연 금지는 보호인가 구속인가’ ‘강력한 범죄일수록 엄벌에 처할 때 범죄는 사라지는가’ ‘조선인 BC급 전범은 가해자인가 시대의 피해자인가’ 등 자세히 따져볼수록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힘든 주제들에 대해서 논한다.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동의하기 어렵거나,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회색인간’이 되라고 주문한다. 세상에는 사람의 수만큼 다양한 생각이 있고, 그들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서는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요구되는 것은 바로 흑백 사이의 회색지대에 서서 세상을 보는 것이다. 새로운 관점을 가진 사람은 진영논리가 팽배한 우리 사회에서 발붙이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회색지대에서 세상을 관조하며 통찰력을 얻는 것이 더 낫다. 이것이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잡으며 사는 방법이다.
이렇게 회색인간의 눈으로 저자의 논지를 따라가다 보면 남들은 나와 생각이 다를 수 있으며, 세상일에 한 가지 답만 있는 것이 아님을 이해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첫 번째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한발 더 나아간다면, 이를 통해 고정관념의 틀 깨기, 사회적인 관습에 왜냐고 묻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새로운 지식 실천하기, 시스템에 종속되지 않기 등의 인문학적 사고법을 익히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버리고, 알고 있던 사실도 의심하고 되돌아봄으로써 나의 지식 역시 단단해질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생각이야말로 나만이 할 수 있는 진짜 나의 식견이 된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흐름을 읽고
나만의 취향, 나만의 생각을 지키는 ‘나로 생각하기’
시대에 따라 사회가 요구하는 사고방식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한 시대에서 다른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은 사고방식이 달라지는 과정과 궤를 같이 한다. 과거 최고의 인재상은 상부의 명령에 절대복종하는 ‘로완 중위’였다. 하지만 오늘날은 창의성을 요구하는 시대다. 지금의 생각으로는 복종보다 창의성이 먼저라고 대부분 말하겠지만, 복종이 중시되던 시대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사회질서가 덜 잡혀 정보의 유통이 원활하지 않았고, 각종 제도가 체계화되지 못한 상태에서는 복종이 훨씬 효율적이었다. 그리고 지시받은 성과를 얻기 위한 과정에서 창의성이 발휘된다고 믿었다. 이처럼 ‘맨땅에 헤딩하던’ 시절에는 힘들기는 했어도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면 뭐가 됐든 이루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과거의 경험만으로는 빠른 변화의 흐름을 재단할 수 없고, 시키는 대로만 한다면 아무리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도태되고 만다. ‘도전 정신을 키워라’ ‘노오오오력하라’라는 훈계로는 이 시대가 원하는 창의력이나 사고방식이 얻어질 수 없으며, 원하는 만큼의 성과도 얻기 힘들다.
이 책에서는 현재에 필요한 사고방식을 정찰병 정신과 갈대의 생존법에서 찾는다. ‘정찰병 정신’은 줄리아 갈레프가 제시한 개념이다. 드레퓌스 사건은 민족주의가 득세했던 19세기 프랑스에서 알프레드 드레퓌스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독일의 스파이로 몰린 사건이다. 그의 억울한 누명은 정찰병 출신의 피카르 중령 덕분에 풀렸다. 하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피카르 중령은 모두가 드레퓌스를 범인이라고 지목할 때 단 하나의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밝혀지지 않는 진실이 존재할 가능성을 받아들였다. 갈레프가 정의한 정찰병 정신이란 관찰력과 빠른 판단력, 그리고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이다.
그리고 두 번째가 바로 갈대의 생존법이다. 갈대는 천적인 칠성밤나방이 줄기에 알을 까지 못하도록 2~3년 주기로 줄기의 폭을 줄였다가 넓히는 방식으로 생체 구조를 바꾼다. 갈대의 변화 전략은 상대가 예측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정찰병 정신을 바탕으로 갈대의 생존법에서 배운 예측 불가능한 변화 전략을 배운다면, 단단한 식견 위에 빠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까지 갖출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