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 진짜 나를 찾게 된 순간
열심히 살고 싶다.
불꽃같은 열정을 갖고 싶다.
그런데 마음과는 달리 왜 자꾸 무기력해질까?
자, 이제 자신을 비난하는 것을 멈추고 내면을 들여다보자.
상처를 인정하고 치유하면서 내 삶이 달라진다
▶ 치유, 자기 성장의 시작
우리는 모두 살면서 상처를 경험한다. 어떤 상처는 툭툭 털고 금방 일어나기도 하고, 어떤 상처는 질기게 남아 나를 계속 괴롭히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아프고 질긴 것은 아마 가족에게서 입는 상처일 것이다. 매일 보는 사이라서 감정이 쌓이고 상처가 아물기 전에 새로운 아픔이 더해져서 계속 덧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부모(특히 주양육자인 엄마)로부터 받는 상처는 평생을 가기도 한다. 부모의 따뜻한 보살핌과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자란 사람들은 종종 자존감 결핍과 이유 없는 무기력에 시달린다.
어떤 사람들은 어려움이 닥쳐도 쉽게 이겨낸다. 가족 간의 믿음, 특히 엄마의 애정을 발판으로 문제를 넘어선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객관적으로 비교적 괜찮은 상황 속에서도 쉽게 좌절하고 냉소적이 되곤 한다. 그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아마도 조건 없이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의 유무에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도 인생의 다음 과제로 나아가지 못한다. 추진력이 없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같은 자리를 계속 맴돈다. 제삼자의 눈으로 볼 때, 극도로 무기력하게 보인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사람들에게 제안한다. 어린 시절 마음의 상처를 인식하고, 과거의 나로 돌아가 그 때의 상처를 치유하라고. 나를 과거에 옭아매고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그 사슬을 끊어내야 한다고. 내면의 상처 입은 아이를 달래주고 보내주라고. 그래야 소중한 인생에서 나만의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다고.
이론적으로는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어려운 과정이다. 어떤 사람들은 인생 전체에 걸쳐 상처와 씨름하기도 한다. 마음에 깊이 남은 트라우마는 정말로 끈질기다. 극복했다고 생각하고 안심하는 순간, 무방비 상태의 내 앞에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다.
이론서보다는 실제로 그 과정을 겪어낸 당사자들의 고백과 진술이 필요한 이유다. 여기에 솔직하고 담당하게 그 과정을 그려낸 책이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 엄마의 냉담함, 방치, 정서적 학대로 오랫동안 고통받았지만 육아를 통해 상처를 치유했다고 말한다. 트라우마의 극복과 치유가 육아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저자에 따르면, 육아란 ‘어린 시절의 자신과 다시 만나고 그때 입었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완전한 어른으로 거듭나는 과정’이다. 여성의 입장에서 쓰여진 책이지만, 대상을 여성으로 한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요즘에는 아빠들도 육아에 적극적이고 사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부모 모두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의 내적 불행을 가진 엄마들에게 ‘치유 육아’의 과정에 동참하자고 제안한다. 어린 시절의 불행한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 그 기억 때문에 위축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 아이를 예뻐하다가도 종종 자신도 모르는 분노에 시달리는 엄마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스토리가 그 안에 있다.
▶ 혹시 아직도 번데기 안에서 웅크리고 있나요?
나는 용기가 없었고 자신감도 없었다. 끊임없이 변명했고 문제를 회피했다. 이러한 태도 뒤에는 엄마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도사리고 있었다. 긴 방황을 거쳐, 육아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했고 내적 불행을 극복했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엄마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받 아들이게 됐다.
곤충들은 모두 유충의 시기를 거친다. 미숙함을 벗고 독립적인 개체가 되는 시기는 곤충마 다 다 다르다. 7년 만에 성충이 되는 애벌레에게 느리다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 애벌레는 그런 비난을 못 견디고 번데기 안에 영원히 숨어 버릴지도 모른다. 어른이 되어 도 자신감 부족으로 잘 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엄마의 역할은 애벌레가 번데기를 거쳐 날개를 펴고 나비가 될 때까지 옆에서 지켜봐 주고 용기를 주는 것이다. 나는 남들보다 애벌레 시기를 오래 거쳐야 했다. 하마터면 날개도 못 펴고 번데기인 상태로 남아 있을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