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인지의 힘 - 인공지능 시대,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는 법
인간의 가장 고등한 지적 능력이자 기계와 구별되는 유일한 인지 능력,
인공지능 시대에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
‘메타인지’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단 한 권의 책
인터넷에서 스마트폰을 거쳐 인공지능까지, 디지털 기술은 누구나 쉽게 지식과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신세계를 열어주었다. 하지만 급격한 환경 변화와 정보 과부하를 불러와, 우리가 진짜 알아야 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혼란에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원하는 바를 얻는 능력은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것, 즉 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전 세계 뇌과학, 신경과학, 심리학, 인지과학 연구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탐구해온 ‘메타인지’가 다루는 영역이다.
이 책 《메타인지의 힘》은 인간의 가장 고등한 지적 능력인 메타인지에 관한 종합교양서다. 30여 년간 IT 전문 기자로 기술 발전의 명암과 그에 따른 인간의 인지적·사회적 변화를 최전선에서 지켜본 저자는, 메타인지가 인간이 기계와 구별되는 유일한 능력이자 인공지능 시대에 반드시 갖춰야 할 경쟁력임에 주목한다. 유발 하라리, 앨빈 토플러 등 세계적 석학들도 메타인지의 중요성을 꾸준히 언급해왔다. 특히 유발 하라리는 “기술이 사람에 대해 더 잘 알게 될수록 우리는 내가 누구인지, 내가 인생에서 바라는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며 디지털 세상에서 메타인지가 필수 능력임을 강조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지과학, 뇌과학, 심리학 연구와 다양한 사례, 철학적 질문을 통해 과거의 지식은 왜 미래의 전략이 될 수 없는지, 나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자신의 무지와 한계를 인정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등 메타인지가 일과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살펴본다. 과거와 다른 새로운 지적 능력을 갖추고자 하는 이들에게,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게 도와주고 배움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되어줄 책이다.
트리플 악셀을 포기한 김연아가
1인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까닭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능력, 메타인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420만 명이라는 엄청난 사상자를 낸 프랑스는 1927년부터 10년에 걸쳐 독일과 맞닿은 국경 지대에 750킬로미터에 달하는 요새를 쌓았다. 천연지형과 두께 수 미터의 콘크리트 방어벽으로 외부로부터의 공격을 원천 차단한 이 강력한 요새가 바로 ‘마지노선’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0년 독일군이 침공했을 때, 마지노선은 기대했던 대로 뚫리지도, 무너지지도 않았지만 독일군의 공격을 막는 데는 처참하게 실패했다. 오히려 프랑스군이 요새에 묶여 있는 동안 독일군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고원지대를 통과해 프랑스군의 허를 찔렀다. 무기의 발달로 전투 형태와 전략이 완전히 달라졌지만, 프랑스군은 과거의 경험에 기대 미래 전쟁을 대비하고 그 효과를 과신했으며, 그 결과 뼈아픈 패배를 겪어야 했다. 마지노 요새의 사례는 외부 상황과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능력, 즐 메타인지가 부족할 경우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책의 서문에서는 전 피겨 선수 김연아를 메타인지 능력이 뛰어난 인물의 예로 든다. 주니어 시절 라이벌 아사다 마오가 고난도 기술인 트리플 악셀로 승승장구하는 동안, 김연아는 실수 위험이 큰 트리플 악셀을 포기하는 대신 다양한 점프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예술성을 극대화했다. 저자는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아사다 마오를 제치고 1인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장점과 한계를 객관적으로 명확히 인지한 메타인지를 갖추고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손자병법》 중 “적을 알지 못해도 나를 알고 있으면 한 번 이기고 한 번 진다. 그러나 상대를 알지 못하고 자신도 알고 있지 못하면 싸울 때마다 항상 위태롭다”라는 구절을 책에 인용한다. 적에 대해 잘 알지 못해도 아군의 전력을 제대로 알고 있으면 절반의 경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이 구절은 특히 수많은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외부 상황에 대한 파악 전에 나 자신에 대한 객관적 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가치 있음을 일깨워준다.
노키아·코닥·블랙베리 같은 최고 기술 기업은
어쩌다 한순간에 추락했을까?
메타인지가 우리의 일과 삶에 끼치는 영향을
다양한 연구와 사례로 살펴본다
필름과 사진기술의 대표기업이었던 코닥은 필름 카메라가 쇠락하고 디지털 카메라가 대세가 되자 2012년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그런데 사실 코닥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한 기업이었다. 그럼에도 주력제품인 필름 부문에서 발생하는 안정적인 수익에 안주하느라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몰락하는 결과를 맞았다.
과학기술과 산업의 역사에서는 한때 최고의 경쟁력으로 시장을 지배하던 기업들이 순식간에 추락한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전 세계 휴대전화 판매량 40퍼센트를 차지하던 노키아나 업무용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한 블랙베리 역시 그런 경우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21세기에는 기존에 알고 있던 것을 의도적으로 망각하고 새로이 학습하는 방식으로 적응해야 하지만, 이는 인지적・심리적 부담이 큰 일이다. 변화하는 지식과 사회 환경을 외면하고 과거의 지식에 머무르는 과오를 범하는 기업들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기업과 같은 집단의 문제만이 아니다. 스마트폰과 인공지능을 손에 쥔 인간은 과거에 상상할 수 없던 편리함과 풍요로움을 누리게 되었지만, 정보가 넘치는 디지털 세상은 우리의 지적 능력을 고갈시키고 주의력을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또한 지식의 유효기간이 점점 짧아져 이제는 지식으로 확립되자마자 부정확해져 업데이트 대상이 되어버리는 ‘유동지식’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특정 지식을 남보다 먼저 배우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넘치는 정보 속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내고 상황에 맞게 종합적으로 이해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 책은 변화하는 세계에서 과거의 지식은 미래의 전략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그럴수록 메타인지가 우리의 삶과 일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려준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한다
전 세계 심리학, 뇌과학, 인지과학 연구가
메타인지에 주목하는 이유
우리는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며 객관적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사실 인간의 이성은 빈틈투성이다. 물과 공기처럼 우리 주위를 둘러싼 확실하고 분명한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고, 익숙한 것일수록 보지 못한다. 저자는 우리가 느끼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순간 본능과 직관의 지배를 받는데, 스스로를 이성적이라고 생각하는 데서 거대한 착각이 생겨난다고 단언한다.
오늘날의 진화생물학, 행동경제학, 인지심리학, 신경과학 등 다양한 학문들이 메타인지에 주목하는 것은 그만큼 메타인지가 인간 인지에서 가장 어렵고 고등한 능력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하버드대 심리학자 대니얼 사이먼스와 크리스토퍼 차브리스의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이 연구한 ‘휴리스틱’, 미네소타대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의 ‘인지부조화’ 연구 등 인간 인지에 관한 다양한 연구들을 총망라하여 우리가 자신과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왜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지 등 메타인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인간 인지의 핵심인 메타인지는 기계가 만들어내는 무한정보와 가상이 뒤섞인 디지털 세상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능력이 되고 있다. 내가 이용하는 정보가 사실인지 아닌지, 내 눈앞에 있는 것이 기계가 자동으로 만들어낸 가상인지 실재인지, 어떤 필터와 알고리즘을 거쳐 내게 전달되었는지를 파악하고 디지털 사회가 주는 편리함과 풍부함에 가려진 인지적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능력이다.
나아가 ‘나는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고 있는가’라는 메타인지의 핵심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삶의 본질적 물음으로 이어진다. 자신의 인지 상태를 반추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행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메타인지가 단순히 학습과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수단에 그치지 않고 2500년 전부터 소크라테스와 공자 등 동서고금의 숱한 사상가들이 이야기했던 자기성찰에 다름 아님을 상기시키며, 결국 우리가 갖추어야 하는 메타인지란 인생에서 유한하고 소중한 것에 집중하는 능력, 자신의 내면에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임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