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의 계절을 지나
“온 우주의 시간을 돌려서라도
내가 찾아낼게, 네가 죽지 않는 세계를”
첫사랑과 결혼해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던 ‘나’에게는 비밀이 한 가지 있다. 바로 내가 원하는 만큼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이 능력을 쓰려면 되감은 시간의 다섯 배에 해당하는 수명이 사라지는 대가를 감수해야 한다. 지금까지 나는 아내 ‘미노리’가 커피를 쏟아 화상을 입을 뻔한 순간 몇 초를 되감는 식으로 이 능력을 사용해왔다. 앞으로도 사랑하는 아내를 지키며 평생 행복하게 살아갈 거라고 확신하던 어느 날, 병원에서 미노리가 사망했다는 전화를 받는다.
미노리를 잃은 상실감에 고통스러워하던 나는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이 중학교 때 체육시간에 일어난 어떤 사고에 있다고 판단하고 길고 긴 시간여행을 계획한다. 11년 전, 중학생 시절로 돌아가 미노리를 살려내자. 그 말은 즉, 55년분의 내 수명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나는 과연 우리의 사랑이 시작되었던 그 시절로 돌아가 무사히 너의 미래를 지켜낼 수 있을까?
대중적 장르와 헌신적인 사랑의 메시지를
조화롭게 엮은 일본 로맨스 화제작
이 소설은 일본의 대표적인 소설 투고 및 신인 발굴 사이트 ‘가쿠요무’에 연재되는 동안 타임슬립 로맨스라는 대중적 장르와 죽음이라는 극적 요소를 탄탄한 이음새로 엮어 수많은 독자들에게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풋풋한 청춘물의 가면을 쓴, 지독히 아리고 씁쓸한 사랑 이야기” “이런 사랑은 본 적도, 감히 흉내 낼 수도 없다” “학창 시절 좋아했던 여자애의 얼굴이 떠올랐다” “다시 첫 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상도 못 한 눈물의 반전!” 등의 극찬을 얻었다.
《열한 번의 계절을 지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을까?’라는, 한 번쯤 가볍게 떠올리지만 대답하기 결코 쉽지 않은 질문을 신선한 서사와 매끄러운 전개로 풀어냈다. 쉽게 읽히는 문장과 색다른 구성으로 묵직한 사랑의 주제를 전하는 《열한 번의 계절을 지나》는 청춘 로맨스 장르를 사랑하는 독자들의 마음을 진한 매력으로 물들일 것이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의 뒤편에
언제나 누군가의 선의가 자리했음을
《열한 번의 계절을 지나》는 아내의 죽음에 맞서는 한 남자의 가슴 절절한 로맨스와 되돌려진 시간 속 중학교 시절 아내 성장기, 두 개의 궤도로 이뤄져 있다. 중학교 3학년생인 미노리는 요즘 들어 이상하게 구는 동급생 유야를 떠올린다. 유야는 오래전부터 옆집에 살며 친하게 지내던 이웃사촌이지만, 사춘기에 접어들며 서서히 멀어졌다. 그런 유야가 최근 부쩍 미노리를 신경 쓰고 챙겨주기 시작한 것이다. 일주일 전 갑자기 유야가 몸이 안 좋은 미노리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체육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며 양호실로 끌고 간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등하교를 함께하고 진로에 관한 고민을 나누면서 다시 가까워진다. 동시에 미노리는 고민한다. 유야는 무슨 목적으로 나를 챙겨주는 걸까? 그리고 유야 곁에 설 때마다 긴장하는 내 감정의 정체는, 단순한 우정일까?
한순간에 태도가 달라진 소꿉친구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끼면서도 그에게로 기우는 마음을 의식하고 소중하게 가꿔나가는 미노리의 성장기는 청춘의 여리고 싱그러운 내면 풍경을 생생한 오감으로 펼쳐놓는다. 수줍음 많고 소심한 미노리가 막 싹트기 시작한 사랑을 조심스럽게 키워나가며 단단한 인물로 거듭나는 과정 속에는 독자만이 아는 진실이 있다. 찬란한 미래로 나아가는 미노리의 선형적인 시간 흐름 기저에 무거운 희생이 깔려 있다는 사실은 이야기의 입체감을 더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평행선을 달리던 두 이야기가 결말로 치달으며 마침내 교차하는 순간 예상치 못했던 반전과 함께 거대한 감동이 밀려온다. 촘촘한 전개와 복선, 결말에 이르러 완전히 다른 의미로 다시 태어나는 이 사랑의 진실은 독자들의 기억에 남을 단 하나의 로맨스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