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마이 폴리스맨

마이 폴리스맨

저자
베선 로버츠 지음, 민은영 옮김
출판사
엘리
출판일
2022-10-03
등록일
2023-02-06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14MB
공급사
알라딘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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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50년대 영국 브라이턴과 1999년 피스헤이븐을 넘나들며 톰, 패트릭, 매리언 세 사람의 격정적 사랑과 파경, 그리고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이룬 화해를 그렸다(매리언은 톰의 아내, 패트릭은 톰의 동성 연인이다). 총 다섯 장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파경이 있고 40년 뒤 뇌졸중에 걸린 패트릭을 매리언이 집에 들여 보살피며 그에게 쓴 고백의 편지와 1950년대 당시 패트릭이 기록한 일기가 한 장씩 교차 서술된다.
14주째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수 해리 스타일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크라운〉에 출연하며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드라마 부문)을 수상한 배우 에마 코린이 주연한 영화 〈마이 폴리스맨〉의 원작 소설이다. 영화는 11월 4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한 여성과 한 남성이 같은 남자를 사랑했다”

1950년대 영국의 해변 도시 브라이턴, 동성 간의 사랑은 그 자체만으로 죄가 되었던 시대. 경찰관 톰과 학예사 패트릭은 불가능한 사랑을 감행한다. 하지만 둘의 관계가 드러날 경우 겪게 될 사회적 낙인과 법적 처벌을 두려워한 톰은 사회가 규정한 정상성의 꼴을 갖추려 오랫동안 자신을 사랑해온 교사 매리언과 결혼한다. 그렇게 매리언과 패트릭은 누구도 온전히 톰을 소유하지 못한 채 그를 ‘공유’하게 된다.
셋은 묘한 삼각관계를 이어가며 함께 런던으로 오페라 〈카르멘〉을 보러 가기도 하고, 톰과 매리언의 신혼여행 때는 다 같이 와이트섬으로 떠나 빅토리아 여왕의 별장인 오즈번 하우스를 방문하기도 한다. 톰의 동생이자 매리언의 친구인 실비가 “톰은 좀 달라”라고 말했을 때부터 매리언은 그의 성적지향을 조금은 눈치채고 있었으나 톰을 향한 불같은 열망에 애써 부인하고 있었다.
그러다 톰이 패트릭과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업무차 여행을 떠난다는 소식을 들은 매리언은 그간 억눌러온 분노와 배신감에 휩싸여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만다.

부조리한 사회 속에서 상처로만 남은 사랑이라는 감정
저마다의 방식으로 부당했던 시간을 기록한 한 여성의 편지, 한 남성의 일기


총 다섯 장으로 이루어진 『마이 폴리스맨』은 매리언의 편지와 패트릭의 일기가 번갈아 등장한다. 1, 3, 5장은 1999년, 매리언이 뇌졸중에 걸린 일흔여섯 살의 패트릭을 집에 들여 보살피며 그에게 쓴 사과와 고백의 편지다. 2장은 1950년대에 패트릭이 톰과 연애하며 적은 일기이고 4장은 교도소에 투옥된 후의 일기다. 각자의 기록 속에는 두 사람이 지나온 기쁨과 환희, 슬픔과 고통의 시간이 복합적으로 뒤섞여 있다.
길가에서 톰을 보고 첫눈에 반한 순간, 여러 이유를 고안해 그와 단둘이 있는 시간을 만들려 했던 시도들,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으며 연인으로서 걷고 대화하고 사랑을 나눴던 베네치아 여행. 그 모든 시간이 담긴 2장에서 패트릭은 일기가 타인의 손에 들어갈 경우에 대비해 톰을 ‘나의 순경님my policeman’이라고만 부른다(이것이 톰은 체포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였다). 사랑의 순간들을 기록하는 가장 사적인 글에서마저 패트릭은 자유로울 수 없었다.
매리언 또한 그만의 부당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 남편이 실은 다른 이를,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으나 매리언은 톰과 사랑을 나누었고 그로부터 따뜻한 애정을 느낀 순간이 여럿 있었다. 실비네 집에서 톰을 처음 본 때부터 사랑에 빠졌고, 단지 자신만의 감정이라 생각해오지 않았기에 톰과 패트릭의 관계를 분명히 직시한 순간 매리언 또한 자기 존재가 부정당하는 격심한 아픔을 경험해야 했다.
퀴어라는 이유만으로 투옥된 패트릭, 오랫동안 사랑해온 이로부터 배신당한 매리언, 사회에 ‘정상 시민’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라다 끝내 모든 관계를 망쳐버린 톰. 비극으로 치달은 삼각관계 속에서 세 인물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입은 가해자이자 피해자였다. 불합리한 사회에서는 어느 누구도 온전한 자기로서 존재할 수 없었다.

진실한 자신으로서 서고, 살고, 사랑하려 했던 존재들
40년이 지나 비로소 나눈 쓸쓸한 공감과 화해의 눈길


그렇게 40년이 흐른 1999년, 매리언은 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뇌졸중에 걸린 말년의 패트릭을 집에 들여 직접 돌본다. 식사를 돕고 씻기고 잠자리를 정돈해주고, 지루할 그에게 『안나 카레니나』를 읽어준다. 그리고 석 달에 걸쳐 자신이 지나온 1950년대의 시간을, 사과와 고백의 편지를 한 줄 한 줄 적는다.
『마이 폴리스맨』은 사랑 자체가, 퀴어라는 존재 자체가 죄가 되었던 시대에 불가능한 사랑을 했던 두 남자의 이야기인 동시에, 같은 남자를 사랑하고 같은 사랑에 실패한 한 여성과 한 남성이 수십 년이 흘러 서로를 바라보며 연민하고 화해한 소설이기도 하다. 지극히 사적인 영역인 고통은 그 시간을 견디는 중인 개별 존재만이 가늠할 수 있지만, 고통과 함께하려면 그 면면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수밖에 없기에 타인의 고통 또한 옅게나마 짐작해보는 공감의 영역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있다. 그 가능성의 영역에서 매리언과 패트릭은 같지만 서로 다른, 다르지만 서로 같은 사랑과 고통의 시간을 서로에게 풀어놓는다. 말없이, 서로를 눈에 담으며, 조그만 고갯짓으로.

『마이 폴리스맨』은 해리 스타일스(톰), 에마 코린(매리언), 데이비드 도슨(패트릭) 주연의 동명 영화로 제작돼, 11월 4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올해 9월, 제47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인기리에 프리미어 상영을 마쳤으며, 주연 배우 여섯 명(1950년대와 1999년의 톰, 매리언, 패트릭)은 ‘2022년 토론토국제영화제 트리뷰트 어워드(연기 부문)’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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