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 신진 작가 9인의 SF 단편 앤솔러지
“감정적 체험이 돈으로 거래되는 시대가 시작되었다.”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가상세계를 소재로
진정한 ‘인간다움’에 대해 탐구하는,
신진 작가 9인의 강렬한 감성 SF 단편 앤솔러지
근미래, 비인간적인 일상을 통해
인간다움을 고찰한다
네오픽션 ‘ON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SF 단편 앤솔러지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가 출간되었다. 첫 SF 단편을 선보이는 작가의 작품이 다수 포함되어, 이제 도약하는 신진 작가 특유의 기발하고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거침없이 폭발시킨다.
인공 뇌를 이식받은 변호사가 슈퍼 인공지능 판사의 법정에서 활약하는 「인간의 대리인」, 상대의 생각을 조종할 수 있는 기계로 노사분쟁을 해결하려는 실험을 다룬 「스키마 리셋터」, 거침없는 할머니와 건방진 휴머노이드의 우정 이야기 「나와 올퓌」, 인간의 정신을 컴퓨터에 업로드하기 위한 도전 「정신의 작용」 등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에 수록된 작품들은 대담하고 흥미로운 소재를 SF 세계관을 기반으로 자유롭게 표현한다. 근미래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가상세계 등 비인간적인 소재를 참신하게 조명한 이번 앤솔러지를 통해 독자는 진정한 인간다움이란 무엇일지 되돌아봄과 동시에 SF를 읽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세계, SF
한계 없는 상상력이 빚어내는 색다른 즐거움
공상과학소설, SF에서 항상 기대되는 것이 있다. 바로 ‘재미’, 즉 ‘읽는 즐거움’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어떤 종류의 상상이든 그것이 실체화된 현실이 SF 소설 속에 존재하고, 그게 디스토피아적 비극이든 유토피아적 희극이든 우리는 그 세계를 접하는 것 자체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움을 느낌과 동시에, 그 상상력의 기반이 바로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시대적 ‘현실’이기에 낯선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설은 언제나 현실을 비추는 창구이며, 특히 SF소설은 광각으로 굴절되는 프리즘처럼 작금의 현실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다채롭고 흥미롭게 비춰낸다.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의 아홉 작품도 각기 현실의 바람 혹은 불안이 투영된 세계를 그리고 있다.
「인간의 대리인」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성을 존중’하는 공정한 재판을 진행한다. 「스키마 리셋터」기계의 힘으로 의견이 쉽게 관철되어 누구도 격렬히 분쟁할 필요 없는 세상을, 「나와 올퓌」에서는 휴머노이드와 차별 없이 대등한 우정을 나누는 것을 꿈꾼다. 「영원」은 진정 아이를 위하는 양육자가―그것이 휴머노이드라도―아이를 보살피는 세상을 이야기하며,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는 빈부격차에 따른 감정적 경험의 불균등함이 만연해진 부조리한 세계를 보여준다. 「도덕을 도매가에 팝니다」는 기준이 모호한 도덕을 법으로 강제하는 전체주의 사회를 경고하며, 「대통령의 자장가」는 인공자궁 기계로 인해 임신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세계이다. 「정신의 작용」에는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은 인간 본연의 바람이 담겨 있으며, 「미래 죽음」은 정해진 시스템 같은 운명 속 인간의 자유 의지에 대한 근본적 의심을 그린다.
현실을 비추는 상상의 세계, SF
현시대의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낸 특별한 스펙트럼
이렇듯 현실의 바람과 불안에서 싹튼 상상의 세계는 결국 본질적인 의문으로 가지를 뻗어나간다. 의견 대립이 없는 세상이 있을 수 있을까. 양육자의 자격이란 무엇일까. 도덕을 법제화할 수 있을까. AI와 인간의 정신을 구분할 기준은 뭘까 등 현실과는 전혀 다른 SF 세계를 이야기하고 있음에도 현시대의 쟁점이 되는 질문을 예리하게 던지며 독자로 하여금 흥미를 가지고 고찰하게 한다.
작가가 창조한 세계의 특이성을 엿보는 즐거움, 자유로운 색채로 그려지는 현시대의 흥미로운 화두들을 살펴보는 재미.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의 수록작들은 신진 작가들의 날 선 상상력과 대담한 주제 의식을 통해 그러한 SF소설의 두 가지 중심 줄기를 충실히 담아내고 있다.
■ ON 시리즈
오리지널(Original) 네오픽션(Neofiction) 시리즈 ‘ON’에서 ‘읽는 즐거움’으로 가득한 특별한 장르소설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