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우주를 건너는 너에게 - 수학자 김민형 교수가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 10만 베스트셀러 『수학이 필요한 순간』의 저자 신간!
▼ 한국인 최초 옥스퍼드 수학과 교수를 지낸 김민형 교수의 인문 에세이
『수학이 필요한 순간』 김민형 교수가
유럽의 도시를 여행하며 만난
역사와 시, 예술의 세계 그리고 빛나는 삶의 지혜들
“삶의 심오한 문제들에 쉬운 답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건 중요하단다.”
세상을 읽는 언어로서 수학의 아름다움을 대중에게 전해온 세계적 수학자 김민형 교수(영국 에든버러 국제수리과학연구소장)가 특별한 에세이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삶이라는 우주를 건너는 너에게』는 김민형 교수가 영국의 케임브리지와 독일의 본, 쾰른, 볼파흐 등 유럽의 도시들을 여행하던 중에 아들에게 보낸 편지들을 엮은 에세이이다.
이 책에 수록된 스무 편의 편지에는 언젠가 스스로 삶의 우주를 항해하게 될 아들에게 들려주고픈 세상 이야기, 그리고 살면서 잃지 말아야 할 탐구심과 지적 태도에 관한 조언이 담겨 있다. 베토벤과 슈베르트,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몽골제국의 왕들, 바이런과 T.S. 엘리엇, 뉴턴과 막스 플랑크…. 수학과 역사, 문학과 음악에 대한 단상들로부터 자녀를 향한 가슴 따뜻한 삶의 조언들로 이어지는 그의 편지에서 우리는 끝없이 질문하고 배우는 이의 아름답고도 심오한 생각의 우주를 만나게 된다.
■ 세상에 나아가는 이들의 ‘수련 여행’을 응원하는 수학자 김민형의 ‘인생 편지’ “삶은 언제나 그런 질문을 기다리지, 너도 곧 너만의 답을 찾게 될 거야”
중세부터 르네상스 시대까지 유럽에서는 젊은이가 목공이나 제분소 일, 조각이나 그림처럼 어떤 기술을 충분히 공부하고 나면 한동안 여행을 떠났다. 이렇게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과정을 ‘수련 여행(Wanderjahre)’이라고 불렀는데, 지금의 갭이어(gap year)처럼 세계를 보고 경험을 쌓으면서 이 세상 속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말한다. 수학자 김민형 교수는 우리의 삶은 끝없는 ‘수련 여행’과 같다고 말한다. 그 여행이 비록 서툴고 해결되지 않는 질문들로 가득하겠지만, 그런 질문들이야말로 살아가는 동안 길을 잃지 않게 해줄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고 말이다.
『삶이라는 우주를 건너는 너에게』는 김민형 교수가 큰아들 오신에게 보낸 인생 편지를 엮은 서한집이다. 이 책에 담긴 스무 편의 편지들은 그가 2005년 미국 퍼듀대학교 교수로 임용되기 전, 약 2개월에 걸쳐 세계 수학자들과의 교류를 위해 영국 케임브리지의 뉴턴연구소와 독일 본의 막스플랑크연구소, 오버볼파흐수학연구소 등을 방문했을 때 쓰인 것이다. 자신의 유학시절 아버지인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가 그러했듯, 저자 역시 당시 10대였던 어린 아들에게 영국의 케임브리지, 독일의 본과 쾰른, 라인강의 도시 등 여행길에 만난 사람들과 유서 깊은 장소들에 얽힌 이야기, 시와 음악과 예술의 단상들을 서정적인 편지글로 전했다.
이 책은『아빠의 수학여행』(2014)의 개정증보판으로, 초판의 원고와 도판을 대폭 보강하고, 현재 성인이 된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조언 ‘어른이 된 오신에게’와 독자에게 보내는 ‘추신’ 등을 더하여 새로운 독자를 만나게 되었다. 저자의 편지는 베토벤의 음악과 워즈워스의 시, 막스 플랑크의 발견과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모험처럼 여행길에 길어 올린 세상의 이야기로 시작해 자녀를 향한 가슴 따뜻한 삶의 조언들로 이어진다.
■ 뉴턴·베토벤·워즈워스·알렉산드로스 대왕… 아름다운 지식의 오디세이아를 만나다
“막막한 삶의 우주에서 길잡이가 되어줄 세상의 모든 질문들”
“사랑하는 오신에게, 아빠는 오늘 막 영국에 도착했다.” 김민형 교수는 가족과 함께할 것이라 기대했던 여행길에 홀로 오르게 되자 두 아들과 아내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슴에 구멍’이 난 것 같았다. 그는 “눈물이 차오르는 것 같을 때마다” 아들에게 편지를 쓰겠다고 다짐한다. 빠르고 편리한 이메일 대신 그곳의 풍경이 담긴 사진엽서와 함께 우표를 붙인 종이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보낸 편지들은 여행길의 소소한 일상들과 풍경들에서 시작해 그곳의 역사와 문학과 예술 작품들에 대한 깊고 넓은 지식과 사유를 10대 어린 아들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친절하게 펼쳐낸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질문을 거듭하며 핵심에 도달하게 만드는 소크라테스의 대화처럼 수학과 역사, 문학과 음악에 대한 일상적인 궁금증에서 시작해 ‘우리는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와 같은 본질적 질문으로 독자를 이끈다. 예를 들어 독일 본의 막스플랑크수학연구소에서는 양자역학의 시초인 막스 플랑크로 시작하여 현대 물리학의 문제들로 깊이 파고들다가, 사물의 근본적인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으로 옮겨 애초에 ‘모든 것은 하나다’라고 설파했던 그리스의 철학자를 불러들인다(열두 번째 편지). 질문이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삶이란 세상을 향한 질문을 찾는 과정’이라는 그의 오랜 지론을 엿보게 된다.
책 곳곳에 수록된 시구와 음악 이야기는 이 책과 함께하는 여행에 윤기를 더한다. 저자가 영국 케임브리지의 뉴턴수학연구소에 방문한 둘째날, 케임브리지대학교 출신인 윌리엄 워즈워스의 시구를 떠올리며 짧은 시 한 수가 드러내는 형이상학적 경험의 아름다움에 경탄하는가 하면, 밤하늘의 별을 보며 모차르트의 가곡 〈해 질 무렵의 느낌〉을 떠올리고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가 살던 고대 그리스의 수학 이야기를 거쳐 미켈란젤로의 조각상 〈밤과 낮〉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독일의 라인강을 따라가는 여행길에서는 로렐라이의 전설이나 로마인과 게르만족과의 복잡한 역사를 논하기도 한다. 수학과 물리학으로 시작해 시와 철학과 역사를 종횡무진하며 엮어나가는 저자의 사유는 그야말로 지식의 대서사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케임브리지, 본, 쾰른, 라인강의 도시들… 지성의 산실에서 일생의 답을 찾다
“삶의 심오한 문제들에 쉬운 답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건 중요하단다”
수학자는 어떻게 질문의 답을 찾아나갈까? 이 책은 김민형 교수가 유럽 지성의 산실에서 다양한 영감을 받으며 일생의 연구에 한 발씩 다가가는 여정에 관한 기록이기도 하다. 이 연구 여행에서 저자는 학술대회나 강연, 때로는 고전적인 정복을 입고 정찬에 참석하면서 영국과 독일 일본, 러시아, 미국, 이스라엘 등 다양한 출신의 수학자들과 만나 교류했다. 수학자 출신 지질학자를 만나 판구조론에 대해 배우고, 인공지능에 대한 철학 강의를 듣는가 하면, 일본의 민담을 인용한 수학자의 논문을 읽으며 새로운 영감을 얻는 과정이 편지들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수일간 이뤄지는 수학 연구회의인 아르바이츠타궁(Arbeitstagung)에서 그는 자신이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던 아이디어를 세계 수학자들 앞에서 설명하게 되는데, 아는 것을 타인에게 명료하게 설명해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다른 수학자들의 관심과 피드백에 기뻐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삶의 심오한 문제들에 쉬운 답이 없기에, “아빠의 수련 여행은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말로 학문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흥미롭게도 이후 김민형 교수는 페르마의 정리에서 유래한 고전 정수론의 문제를 위상수학의 혁신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며 세계적 수학자로 자리매김했고, 세계적 석학인 수학자 앤드류 와일즈 교수의 강력 추천을 받아 한국인 최초로 옥스퍼드대 수학과 정교수로 임용되었다. 이 책에 기록된 여행은 물리적 여정임과 동시에 그가 생각의 지도를 그려나가는 과정에 다름 아니었다. 저자는 인내심을 가지고 직관을 논리로 옮겨가다 보면 처음엔 낱말과 단상, 갖가지 경험 조각에 불과했던 것들이 어느 순간 하나로 짜맞춰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수학적 사고의 기쁨이라고 설명한다. 동시에 수학자 역시 흥미로운 발견을 자기 혼자 힘으로 하는 사람은 없으며, 다양성과 세상의 아름다움에 열린 마음으로 마주할 때 비로소 자신의 답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여행이나 책을 통한 배움뿐 아니라 스스로의 가슴과 영혼을 들여다보는 배움이 더 중요하다는 그의 조언은 독자로 하여금 인생을 깊이 들여다보게 만든다.
■ 3대를 이어온 자녀교육 방법 ‘편지 쓰기’, 아빠와 아들이 나눈 깊은 교감의 기록
“세상이라는 책을 마주하기 위한 언어를 익히다”
2014년 초판 출간 이후 김민형 교수는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수학 대중화에 몰입하며 다양한 학생과 학부모들을 만나왔다. 수학의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전하려는 취지에서 시작한 만남은 자연스럽게 교육과 자녀교육에 대한 대화와 조언으로 이어지곤 했다. 저자는 이 책이 그들이 건네온 수많은 질문에 대한 긴 답변이 되기를 바라며, 편지의 내용과 구체적인 교육 방식에 대해 보다 직접적인 견해를 밝힌 ‘추신’ 등을 보완하여 개정증보판을 펴냈다.
17세기 과학자 갈릴레오는 세상이라는 책을 읽기 위해선 그 책의 언어를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이 책에 담긴 편지가 아이들에게 “‘세상이라는 책’을 마주쳤을 때 의미 있고 재미있게 읽는 데 필요한 언어의 학습”, 즉 일종의 ‘선행학습’이었다고 밝힌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출장이나 여행을 갈 때면 늘 그곳의 역사적 기원과 문화에 대해 가감 없이 설명해주곤 했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더라도 언젠가 세상에 나아가게 될 때 문득 그 의미를 곱씹어보고 깊은 성찰로 이어질 것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편지들은 낭만주의 시를 읊으며 그리스 로마 신화를 두고 논쟁하고, 쇼팽이나 슈베르트 음악을 함께 들으며 아들과 교감한 대화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 책에 대해 나는 ‘조교의 시범’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원래 편지들에 담긴 내용은 누구나 다 ‘교육적’이라고 느낄만한 것들이었다. 학문과 문화와 예술이 인생에 막연히 도움을 준다는 직관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아이들과 그런 좋은 것들을 공유할 것인지,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해야 그들에게 지겹게 들리지 않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나 역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는 자신은 전혀 없었고, 지금도 없다. 그래서 대화의 대상도 독자가 아닌 아들이었고 구체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갔다.” -‘들어가며’ 중에서
이 편지의 수신인인 아들 오신은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되어 수학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다. 개정증보판에 새롭게 수록된 ‘어른이 된 아들 오신에게’에서 저자는 아들의 선택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비치며, 자비로운 삶에 감사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응원한다. “산다는 것이 전부여야 한다”는 구절의 나즘 히크메트의 시 「삶」으로 끝맺는 편지는 백 마디 말보다 깊은 울림을 전한다. 김민형 교수의 진심어린 편지는 언젠가 세상에 나아갈 이들, 그리고 그를 응원하는 부모에게 뜻깊은 시간을 제공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