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트렌드 코드
?타임스, 선데이 타임스 선정 2020년 최고의 책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정신과 의사이자, 30년간 정원을 가꿔온 저자가 밝혀낸 삶을 바꾸는 식물의 힘
?정신의학, 신경과학, 심리학을 가로지르며 ‘정원의 쓸모’를 밝히다
30년간 정원을 가꿔온 정신과 의사, 식물의 마법을 밝혀내다
식물을 키우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안정된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다. 이 책의 저자 수 스튜어트 스미스는 유명 정원 디자이너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처음으로 식물을 키우게 된다. 그는 식물을 돌보고 정원을 만들어가면서 식물과 정원이 마음에 주는 효능이 ‘약물 치료’, ‘심리 치료’와 비등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프로이트를 연구하는 심리 치료사이면서, 다양한 정신 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과 만나는 정신과 의사라는 지점은, 저자가 발견한 ‘식물의 치유’를 독특한 시점으로, 동시에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밝힐 수 있게 해주었다.
《정원의 쓸모》는 식물이 주는 치유의 힘을 과학적, 심리학적, 정신의학적으로 밝히는 책이다. 단지 ‘식물을 가꾸면, 마음이 정화된다’를 넘어 식물이 우리 뇌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간이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간이 정원에서 왜 안전감을 느끼는지, 정원을 가꾸는 과정인 다양한 파괴적인 속성이 어떻게 성장을 위한 파괴로서 인간 본성을 치유하는지 그동안 추상적으로 여겨지던 것들이 책에서 현실의 언어로 구체화된다. 교도소에서 식물을 가꾼 수감자들의 재범률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비행 청소년들이 식물을 키우면서 폭력성을 줄이고, 자신감을 얻은 과정들을 보여준다. 우울증, 트라우마, 공황, 불안, 중독 등 다양한 정신 질환을 겪는 사람들이 정원을 가꾸고 식물을 기르면서 어떻게 그 마음이 변화하고, 그 과정에서 식물이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주었는지 밝혀낸다. 이 책은 식물이 인간의 마음에게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밝히고 현실 적용 사례까지 밝혀내는 인간 마음을 위한 ‘정원의 쓸모’를 알려준다. 개인의 마음을 넘어, 사회적인 프로그램으로서의 원예의 가치까지 고찰해나간다. 정원의 힘은 생각보다 대단하다.
손과 몸을 사용하면 정신은 자유로워진다
식물을 가꾸는 일은 근본적으로 손을 사용하고, 몸을 움직이는 일이다. 《비밀의 화원》 속 어둡고 부정적이었던 주인공 메리가 정원에서 땀을 흘리고, 방치된 곳을 변화시키면서 몸과 마음이 바뀌었던 것을 기억하는가? 정원에서 식물을 가꾸는 움직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변화를 주고,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
손과 몸으로 일하며 자유로워지는 것은 신경과학적으로 증명이 가능하다. 사람들은 어떤 일에 몰두했을 때 ‘자신을 잊어버리는’ 느낌을 자주 말한다. 이런 몰입 상태에는 전전두엽 피질 활동이 둔화되는, 즉 일시적 전두엽 활동 감소가 일어난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동안 우리는 스스로를 덜 감시한다. 이것이 우울증과 불안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는 과거에 집착하거나 과도한 자기검열에서 벗어나게 해주어, 마음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정원 가꾸기는 야외 활동과 몰입 활동이 결합되어 있을 뿐 아니라, 식물, 땅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게 해주어 우리의 마음을 천천히 치유한다. 무엇보다 부작용이 전혀 없다.
정신의학, 신경과학, 심리학을 가로지르는 지적 여정
이 책은 식물이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는지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조명한다. 단순히 ‘식물이 정신 건강에 효과가 있다’를 넘어선다. 식물이 우리 마음에 작동하는 방식을 저자는 다양하게 분석해낸다.
정신분석적인 관점에서 정원은 파괴가 허락된 공간이라는 점은 흥미로운 지점이다. 잡초 뽑기, 가지치기 같은 정원 일은 파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정원에서는 이 파괴적인 행위가 성장을 위한 일들이 된다. 또한 정원은 ‘환상’을 충족해주는 공간이다. 정신분석학자 위니콧이 아동기의 환상 속 전능감이 인간에게 필요하다고 말한 것처럼 정원은 성인이 되어서도 환상의 충족을 가능하게 해주는 공간이 된다. 씨앗이 부리는 번성의 마법, 그리고 무언가를 자라게 하는 경험은 우리가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북돋워준다.
정원이 가지는 또 다른 특징은 ‘안전감’이다. 인간은 진화학적으로도 타인을 관찰할 수는 있되, 나는 다른 사람에게 노출되지 않는 공간을 안전하다고 여겨왔다. 사냥을 하고 야생에서 살았을 때의 본성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이러한 본성을 현대인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충족하려고 한다. 하지만 인터넷 공간은 모두가 알고 있듯 그리 안전하지 않다. 대신 정원은 인간의 본성에 맞는 가장 이상적인 공간이 될 수 있다. 현실과의 고리를 유지하면서도 야외에 나가 건강한 활력을 주면서, 안전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또한 식물을 자라게 하는 ‘창조성’에도 주목한다. 이 창조성은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근원이며, 동시에 자신감을 준다. 어떠한 예술 활동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창조 활동이므로, 누구에게나 쓸모가 있다. ‘생명’을 자라게 했다는 자신감은 자기 존중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이는 좌절에 빠진 많은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데 특히 도움이 된다.
가장 평등한 공간, 정원
정원은 가장 평등한 공간이다. 전통적으로 서양에서 가꿔온 정원을 생각하면, 자연을 거스르거나, 인위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장소였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정원은, 도시 속에서 자연을 가져올 수 있는 최소의 공간이자, 인간의 마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누구에게나 접근 가능한’ ‘개방적인’ 장소다. 정원을 고상한 취미생활이라든가, 부의 상징처럼 느끼는 사람이 많지만, 정원은 어떤 공간보다 인간 사회에서 공공재로서의 가치가 있는 ‘평등한 공간’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낮은 소득 때문에 겪게 되는 정신 건강의 불평등은 녹색 공간에 접근함으로써 최대 40퍼센트까지 줄어든다고 한다. 공적 공간으로서 정원의 쓸모는 사회적으로도 더 논의되어야 한다.
“자연은 우리 사회 구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꽃, 나무, 채소는 개인의 부나 계급과 무관하게 자란다. 식물은 대체로 자가 복제를 하기 때문에 정원에는 돈의 꾸준한 흐름도 필요 없다.”
저자가 말하는 정원의 쓸모는 그래서 더 유의미하다. 정원의 속성은 인간을 치유하면서도 동시에 ‘공동체’적이며, 주류 사회와 다르게 자연으로 다가가는 ‘급진적’인 성격이 존재한다. 도시 속의 정원은 사회 통합을 촉진하는 데도 아주 효과적이다. 지역 속의 중심 공간이 되는 동시에, 일터와 집이 아닌 제삼 공간이 되어 인종, 계급 등의 갈등을 통합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저자는 특히 공동체적 성격으로서의 정원 가꾸기 프로그램을 주목한다. 정원에서는 음식을 재배하고 나누는 아주 기본적인 행위가 공유되기 때문에 그들의 통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삭막한 도시 속에서 자연의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로, 사람들은 큰 위안을 받는다. 정원은 인간 본성에 새겨진 자연에 대한 본능을 충족해주고 위안을 준다. 자연과 식물을 통해 위안을 얻는 인간의 본성을, 식물을 키움으로써 모두를 위한 정원을 조성함으로써 회복할 수 있다. 정원은 우리가 되찾아야 할 오래된 미래다. 인위적이고 화려한 공간이 아니라 우리들의 삶을 위한 원예, 쓸모를 위한 정원을 우리 곁으로 가져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