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의 아이들 - 작은 아씨들 3,4부 완역판
『작은 아씨들』 4부작 시리즈 완결판 출간
우리가 읽은 『작은 아씨들』은 전부가 아니다. 『작은 아씨들』은 원래 4부작 시리즈로, 발표 당시 전권 모두 베스트셀러였다. 이번에 출간된 『조의 아이들』은 3부 《Little Men》과 4부 《Jo`s Boys》를 완역한 합본으로, 『작은 아씨들』의 감동과 재미를 이어간다.
우리가 사랑한 주인공인 조가 바에르 교수와 세운 학교 플럼필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개성 넘치는 소년과 소녀들이 각자의 인생을 개척해가는 성장 스토리다. 아이들은 언제나 놀랍고도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존재들이며, 그들 곁에는 남다른 교육철학으로 보살피는 조와 바에르, 로리, 메그가 있다. 그들의 펼치는 이야기는 『작은 아씨들』만큼이나 사랑스럽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애나 본드의 화사한 표지가 시선을 사로잡으며, 1032쪽의 두께가 무색할 만큼 앙증맞고 귀여운 사이즈의 책이다. 여성의 권익에 관심이 많았던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의 의도대로 ‘계집애’는 ‘여자아이’로 순화하는 등 번역어를 신중하게 선택했다.
끝까지 철들지 않겠다던 조는 어떤 어른이 되어 자기만의 삶을 살아갈까? 결혼을 선택한 메그에게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150년 전부터 세대를 이어가며 세계적으로 열혈 팬들을 끊임없이 탄생시킨 작품을 제대로 만나볼 기회다.
『조의 아이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3가지 사실
1. 우리가 알던 소설은 1부, 실제로는 4부작 대하드라마
메그, 조, 베스, 에이미, 네 자매가 주인공인 『작은 아씨들』. 메그가 결혼하는 것으로 끝맺는 1부는 『작은 아씨들』의 서막에 불과했다.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은 『작은 아씨들』을 1868년에 발표했고 1년 후, 2권을 발표했다. 한번 펜을 잡으면 며칠 동안이라도 쉬지 않고 글을 썼다는 올컷은 1871년 3권 《Little Men》을 발표하고 이후 독자들의 요청이 빗발쳐 1886년 《Jo`s Boys》로 『작은 아씨들』을 마무리했다. 윌북의 『조의 아이들』은 3부와 4부를 한 권에 담은 것이며 『작은 아씨들』은 1부와 2부 합본이다.
1부의 마지막 문장은 “이것으로 메그와 조, 베스, 에이미의 이야기를 마치겠다. 다음 이야기를 이어갈지는 가족 드라마 ‘작은 아씨들’의 1막을 감상한 독자들의 반응에 달려 있다.”이고, 2부의 마지막 문장은 “아, 딸들아, 앞으로 너희가 얼마나 오래 살든, 늘 오늘처럼만 행복하면 더 바랄 게 없겠구나!”이며, 3부는 “사랑이라는 꽃은 어느 땅에서도 잘 자라기에, 가을 서리나 겨울 눈에도 굴하지 않는다. 그 달콤한 기적 속에서 1년 내내 아름답게 만개한 그 꽃이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받는 사람 모두를 축복하고 있었다.”로 마무리되며, 4부는 “모두 자신들의 목적에 따라 최선의 삶을 살았다. 이제 음악을 멈추고 조명을 끄면서, 마치 가족 이야기의 막을 영원히 내리기로 하자.”라는 선언으로 이야기를 매듭짓는다. 올컷다운 기세와 재치가 돋보이는 엔딩들이다.
영미에서는 네 권 모두 발표 당시, 특히 소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이후 전 세계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미국 아동문학과 여성주의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손꼽힌다. 1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작은 아씨들』은 세대를 이어가며 사랑받는 고전 중의 고전이 되었다.
2. 현실과 상상 사이, 작가의 실제 삶을 담은 자전적 소설
『작은 아씨들』에 등장하는 네 자매와 이상주의적인 아버지, 헌신적이고 밝은 어머니는 실제 작가의 가족과 꼭 닮았다. 올컷도 자매 중 둘째였고, 『작은 아씨들』의 주인공 조는 작가의 분신과도 같다. 마치 대고모는 먼 친척이었던 콧대 높은 핸콕 대고모를 투영한 것이며, 작품 속 베스처럼 셋째 동생을 성홍열로 잃었고, 픽윅 클럽은 자매들의 어린 시절을 그대로 책 속에 옮겨놓은 것이다. 유려한 미사여구보다는 투박하지만 현실적인 삶의 모습을 작품에 담으려 한 올컷의 의지가 작품 구석구석에서 빛을 발한다.
『조의 아이들』은 조와 바에르 교수가 세운 플럼필드 학교의 학생들이 이끌어가는 이야기로, 그 중심에는 조와 바에르가 있다. 올컷의 실제 아버지 브런슨 올컷은 평생 교육에 투신한 이상주의자로, 랄프 왈도 에머슨, 소로 등과 교유하며 남다른 교육 철학을 펼쳤다. 초월주의로도 알려진 사회주의 사상을 실천에 옮기려 한 브런슨의 삶의 철학이 바로 플럼필드 학교가 지향하는 교육적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조의 아이들』에서 플럼필드는 ‘이상한 학교’라 불리는데, 그 이유는 “토요일 밤이면 마음 놓고 베개 싸움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엄격한 규칙을 강요하는 여느 학교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조와 바에르는 부유하든 가난하든, 여자든 남자든, 건강하든 약하든, 모든 아이에게 활짝 열려 있는 플럼필드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성적이 아니라 정직과 배려, 그리고 사랑임을 가르친다. 작은 아씨들 작품 전체에 흐르는 올컷 아버지의 평등주의는 특히 『조의 아이들』에서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하는 교육의 기회를 강조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3. 여성의 권익에 관심이 많았던 작가 올컷이 말하고 싶었던 것
올컷이 살았던 1850년대는 여성의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던 시절이다. 결혼이 필수이던 때, 올컷은 평생 비혼주의자로 살았고 남북전쟁에 간호사로 자원하여 전쟁의 참상을 현장에서 지켜보았다.
『작은 아씨들』의 조가 올컷의 분신이라면, 『조의 아이들』에 등장하는 여자아이들은 조의 페르소나들이다. 플럼필드 학교의 아이 대부분은 남자아이들이지만, 여자아이들의 영향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말썽꾼 댄을 변화시킨 베스, 유약했던 냇을 굳건한 청년이 되게 한 데이지, 철없던 악동 토미를 철들게 한 낸, 마냥 내성적이던 데미를 열정에 불타오르게 한 앨리스, 배우가 되겠다는 꿈에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조시, 그리고 이 모든 아이의 정신적 지주이자 어머니인 ‘조’가 있다. 특히 낸과 앨리스, 조시는 “하얀 모슬린 드레스 안에서 남성들의 셔츠 아래와 마찬가지로 야망과 희망과 용기로 가득 찬 심장이 요동치는” 여자아이들로, 모두 조 마치의 정신적 후예라고 볼 수 있다.
루이자 메이 올컷의 여성 권익에 관한 관심은 전작처럼 작품 전체에 녹아들어 한층 더 능동적이고 독립적인 여자아이들을 탄생시켰다. 『작은 아씨들』을 흥미롭게 읽은 독자라면 『조의 아이들』 또한 ‘여성의 삶과 미래’라는 관점에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사랑받은 명작 『작은 아씨들』이 아직 끝나지 않은 이유
『작은 아씨들』이 영화와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끊임없이 리메이크되는 이유는 이 작품이 가진 매력이 그만큼 다양하고,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의 가치를 최고라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가난한 환경에서도 행복을 찾아가는 가족 중심적인 한 편의 장편 드라마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어떤 방법이 옳은지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훌륭한 교육 지침서가 된다.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묻는 이들에게는 달콤하면서도 성숙한 로맨스 스토리로, 부모란 어때야 하는가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모의 참모습을 발견하는 작품이 되기도 한다. 또한, 『천로역정』을 모티브로 했기에 크리스천 문학으로도 볼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작은 아씨들』과 『조의 아이들』이다.
팔색조 같은 매력을 지닌 『작은 아씨들』은 그래서 읽어야 하는 연령이 따로 없다. 나이를 떠나 시대를 떠나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작은 아씨들』이 그랬듯 『조의 아이들』에서 이 책이 사랑스러운 자기만의 이유를 찾아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