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반란 - 갈라 드레스/ 뉴잉글랜드 수녀/ 엇나간 선행
시대가 강요하는 일상에서 오는 안락한 불편
시대의 여성상을 뒤엎는 평범한 그녀들의 유쾌한 반란
메리 E. 윌킨스 프리먼의 국내 첫 단편집
19세기 미국의 페미니즘 작가 메리 E. 윌킨스 프리먼 단편집을 책읽는고양이 얼리퍼플오키드에서 처음으로 한국에 소개한다. 지금까지 몇몇 단편이 테마소설로 함께 묶여 소개된 적은 있지만, 메리 E. 윌킨스 프리먼의 작품으로만 구성된 단편집으로는 첫 번째 책이다. 한국에서 아직 주목받지 않은 그의 작품 중 페미니즘이 녹아 있는 단편들을 함께 엮어 선보인다.
메리 E. 윌킨스 프리먼은 1차 페미니즘 물결이 성행하던 시기, 그 중심에 서 있던 작가로, 여성에게는 재산권도 선거권도 없을 뿐만 아니라 한 명의 인간으로 인정받지 못하던 19세기 미국의 시대상을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한다. 가장 뛰어난 미국 소설가에게 5년마다 시상되는 ‘윌리엄 딘 하우얼스 메달’ 최초 수상자로, 그의 작품은 세상이 강요하는 여성의 모습, 당연한 편견과 시선들을 일상 속 평범한 주인공들을 통해 은밀하고 통쾌하게 폭로한다.
이 책에 실린 네 편의 작품은 지극히 무던하게 살아가던 여성들이 강인한 인간으로 빛나는 순간들을 담고 있다. 이야기는 하나같이 평화롭다 못해 지루한 일상에서부터 시작된다. 시골의 농가에서 가정을 부양하며 살아온 한 어머니, 소박하지만 기품 있게 살아가는 중년의 자매, 오랜 약혼자와의 결혼을 앞둔 여성, 겨우 삶을 유지해가는 늙고 쇠약한 자매…. 프리먼의 그녀들은 변화를 앞둔 갈림길에서 예상치 못했던 강단 있는 결단을 내리며 주체적인 삶을 스스로 개척해낸다.
그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시대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듯 보이면서도 여성에게 씌워진 편견을 타파해낸다. <엄마의 반란>은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미국 시골 여성의 삶을 보여주며 평범하다 여겨지던 엄마의 삶에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물음표를 던진다. 프리먼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뉴잉글랜드 수녀>는 사회적 시선을 이겨내고 자아를 실현하며 성취하는 여성의 독립과 해방감을 생생하게 드러내었고, <갈라 드레스>와 <엇나간 선행>에서는 정적인 자매의 일상과 성장하는 인간상, 영적인 아름다움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메리 E. 윌킨스 프리먼의 작품은 담담하게 현실과 이상을 넘나들고, 머리를 울리는 반전을 통해 진한 여운을 남기는 힘이 있다. 자신의 자리와 일상으로부터, 또 개인의 선택과 변화로부터 한 발짝씩 나아가는 모습 속에서 시대가 성장하고, 이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한다.
얼리퍼플오키드 시리즈
관습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여성 작가들이 여성의 시선으로 삶의 단면을 통찰해 쓴 초기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