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들의 섬
제주 해녀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의 소설로 태어나다!
수많은 인터뷰와 방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그려낸 역사의 진실
운명의 거친 파도를 넘는 제주 해녀들의 강인한 생명력과 우정
4.3의 잔인함과 용서의 힘을 보여주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소설
“바다에 들어가는 모든 여자는 등에 관을 짊어지고 가는 겁니다.” 그녀가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경고했다. “이 세상에서, 바닷속 세상에서 우리는 힘든 삶의 짐을 끌고 다닙니다. 우리는 매일 삶과 죽음 사이를 건너고 있습니다.” (p. 35)
미국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리사 시의 『해녀들의 섬』은 여성이 생계를 이끌었던 제주의 모계 사회에서 딸로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희생을 자처해야 했지만 여성의 강인함을 잃지 않았던 해녀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또한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도 바다와 함께하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꽃피어나는 그들의 우정과 유머와 용기를 엿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소설은 세월의 비밀을 간직한 채 용서의 진정한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1938~2008년까지 한국의 근현대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가운데 4.3사건과 같은 비극적인 역사가 소설 속 인물들 이야기와 맞물려 긴박하게 전개되며 씻김굿, 혼례식, 장례 절차와 같은 제주도 특유의 전통 풍속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용서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일어날 수 있다. 내게, 혹은 내 가족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을까? 어떻게 용서할 것인지 고민하고 과연 용서가 가능하기나 한 것인지 의구심을 가졌던 때가 많았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소설 속 영숙과 미자의 관계는 용서라는 것이 과연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 왜 용서가 이루어져야 하는지, 용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방대한 자료 조사!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매혹적인 소설로 탄생한 제주 해녀들의 바닷속 삶 이야기
『해녀들의 섬』은 저자 리사 시Lisa See가 2016년 제주도를 방문하여 수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인터뷰를 거치는 등 깊은 관심과 연구를 통해 그려낸 사실적이면서도 스토리텔링이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만드는 매우 흥미로운 소설이다. 올해 3월 미국 현지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이미 해외 10여 개국에 저작권 판매가 이루어졌고 언론 및 유명 작가들의 격찬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올 3월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른 『해녀들의 섬』
<Bestseller List>
The New York Times Bestseller (5주간)
The National Indie Bestseller (5주간)
The Los Angeles Times Bestseller (15주간)
The USA Today bestseller (4주간)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물질하는 해녀들의 숙명을 그려낸 이야기에 어느새 빨려들어감과 동시에 잔인하고도 슬픈 제주도의 역사를 외국 작가의 소설을 통해 새로운 창으로 바라보는 기회를 갖게 해준다. 소설의 구성은 2008년 현재에서 시작해 주인공 ‘영숙’이 열다섯 살이던 1938년부터 1970년대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다시 2008년, 오해와 갈등으로 불어난 더 큰 슬픔과 비밀이 드러남으로써 반전의 결과를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역사, 문화, 전통을 들여다보며 흥미로운 체험에 빠져볼 수 있게 한다. 리사 시의 한국 방문은 제주와 해녀 문화를 영문 기사로 꾸준히 알리고 있는 미국인 앤 힐티의 도움이 컸다.
『해녀들의 섬』은 숙련된 해녀부터 무당들과 여신들에 이르기까지 여자들의 섬인 제주에 깊은 존경과 경의를 표하는 소설이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소설에서도 리사 시는 여성들 사이의 관계와 여성이 보여주는 강인함과 회복력을 예찬한다.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 앤 힐티(미국의 문화심리학 박사, 제주도 국제교류 홍보대사)
리사 시는 4.3사건 동안 제주 해녀들이 겪은 삶의 이야기를 마음이 아릴 만큼 사실적으로 펼쳐낸다. 그녀의 소설은 용서의 힘을 보여주는 보편적 증거다. - 브렌다 백선우(한인 3세 사진작가)
“아아아. 내 숨비소리는 깊은 한숨 소리처럼 들렸다.”
친일협력자의 딸이라는 꼬리표를 영원히 뗄 수 없는 미자, 그리고 해녀의 오랜 혈통을 이어받아 해녀 대장이었던 어머니의 자리를 물려받을 예정이었던 영숙. [해녀들의 섬]은 서로 다른 배경 출신의 미자와 영숙이 마을의 해녀공동체에 들어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그들이 열다섯 살 때인 1938년부터 2008년까지 굴곡진 역사와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을 맞고, 4.3사건을 겪은 후 6.25전쟁을 치르고, 박정희 독재정치와 군부 독재정치, 민주화 과정을 지나 현재에 이른 영숙은 한국의 근현대사를 파노라마처럼 보여주는 극적이고 대서사시적인 삶을 산 여성이자, 파란만장한 대한민국 역사의 산 증인이다. 소설은 또한 그녀의 지난한 삶을 통해, 그리고 미자와 영숙의 우정을 통해 개인의 삶이 국가의 운명이나 사회 전체의 영향력에 의해 어떻게 굴절될 수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수백 번의 물질과 가족의 상실, 결혼과 출산, 바닷속 위험의 순간들을 거치며 더욱 깊어진 우정에도 불구하고 통제할 수 없는 역사의 현실 앞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닫게 된다. 그러나 어떤 역경 앞에서도 해녀는, 어머니는,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살아남아야 하는 숙명을 지닌 강한 존재임을 소설은 끝까지 상기시켜준다.
“너는 첫 물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보여줬다. 해녀 대장이 되는 것은 네 어머니 역시 널 위해 계획했던 일이다. 그녀는 너한테 좋은 어머니였고 너를 믿었다. 너는 네 아이들에게 좋은 어머니로 살아왔지만, 이제는 훨씬 더 훌륭하고 강한 어머니가 돼야만 한다. 아이들은 희망이자 기쁨이다. 뭍에서는 어머니가 되지만 바다에서는 슬퍼하는 과부가 될 수 있다. 지구 전역에서 큰 파도로 밀려오는 소금 눈물의 바다에 네 눈물이 보태질 것이다. 나는 이걸 알고 있다. 네가 살려고 애쓰면 너는 잘 살아갈 수 있다.” (p. 345~346)
해녀들의 삶의 터전이자 희로애락의 모든 이야깃거리가 꽃피는 장소 ‘불턱’
바다에서 불을 지피는 공간이자 해녀들의 보금자리인 불턱. 둥그렇게 용암을 쌓아 만든 지붕 없는 구조물로, 소설의 주무대가 되는 장소이자 역사와 삶이 공존하고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는 곳이며 숱한 사연이 생성되는 장소이다. 여자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고된 하루 일과 속에서 진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을 수 있는 유일한 휴식처이자, 존경과 경의를 받는 상군 해녀로부터 하군 해녀 그리고 애기 해녀들에 이르기까지 여신과 조상님께 안전과 복을 비는 장소이기도 하다. 출생과 죽음이 일어나고 생존과 승리의 이야기가 잉태되는 바다, 해녀가 물 밖으로 나와 폐 속에 가둬두었던 공기를 내보내고 다시 깊게 숨을 들이쉬면서 내는 숨비소리, 휘파람 소리 같기도 하고 돌고래의 외침 같기도 한 그 생명의 소리가 소설을 읽는 내내 귓가를 맴돈다. 이 밖에 소설 속에서 생계를 위해 해외(블라디보스토크)로 ‘원정물질’을 가게 된 제주 해녀의 모습(역사적 사실)을 확인하는 흥미로움도 적지 않다.
점심 식사 후에 우리는 다시 일을 시작했다. 오후에는 오전에 했던 일을 반복했다. 세 시간 후 모든 사람이 불턱에 다시 모였다. 아버지들은 다시 우리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우는 아기들을 세워서 안고 있었다. 어머니들은 아기들을 받아서 젖을 물렸고 나머지 사람들은 육지 옷으로 갈아입은 다음 불 옆에서 몸을 녹이며 오징어 요리를 먹었다. (……) 불턱에서는, 아침에는 심각하지만 하루의 끝은 웃음과, 모두가 안전하게 돌아왔다는 안도감, 그리고 수확물에 대한 해녀들의 자랑이 넘쳐났다. (……) 불턱에서의 공인된 의식儀式은 여자들의 불만 토로였고, 여자들은 실제로 불만을 쏟아냈다. 가볍게 주고받는 농담은 떠들썩했고, 우리 귀는 물속에서 받은 엄청난 수압으로 아직도 막혀 있었다. (p. 95~96)
친구들은 친구에게 등을 돌렸고 가족들은 가족에게 등을 돌렸으며
경찰과 군대는 주민들에게 등을 돌렸다.
수십 년 동안 우정을 간직해온 두 친구에 대한 이 아름답고도 가슴 아픈 이야기는 전설과도 같은 제주 해녀들의 삶의 현장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 한복판에는 참담한 역사의 현장이 생생히 옮겨져 있어 무고한 희생의 흔적들에 숭고하고 겸허한 마음이 일기도 한다. 일제강점기에서 2차 세계대전을 거쳐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되고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가 휩쓸었던 시기를 배경으로 저자 리사 시는 소설을 통해 제주 해녀들이 겪었던 더 큰 역사인 4.3사건의 긴장감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4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8만 명의 중산간 사람들이 피난민이 되었으며, 많은 마을이 불에 타 사라졌다. 50년 동안 제주 사람들은 이때 일어난 일에 대해 말할 수가 없었다.” (p.7)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이 해녀들에게 강제로 부과하고 있는 규칙들에 맞서 해녀공동체가 부당한 노동 관습 중단을 외치며 행진하는 장면은 제주 여자들의 힘과 용기를 볼 수 있게도 해주지만 이내 역사의 현실 앞에 가슴이 무너지게 한다. 그래도 삶은 이어진다. 바닷속은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그곳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을 잃는 등 숱한 비극을 겪지만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해녀들은 그 전쟁터와도 같은,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안식처를 제공해주는, 그곳에서만이 무거운 현실을 잠시 벗어두고 제대로 숨 쉴 수 있는 바다로 나간다. 할머니에서 어머니, 딸로 이어져 내려오는 해녀들의 일상 속에서 모든 애환과 슬픔뿐만 아니라 존경과 경이로움을 엿볼 수 있다.
그 행진은 한국에서 일어난 3대 항일 시위 중 하나였고, 여자들이 주도한 시위 중 최대 규모였으며, 참가자가 17,000명으로 그해 최대 시위였다. 그 후 12개월에 걸쳐서 한국에서 4천 건의 시위가 촉발됐다. 새로 부임한 일본인 제주 지사는 몇 가지 요구사항에 동의했다. 할인은 멈췄고 몇몇 부정한 판매인은 직위에서 쫓겨났다. 그 모든 것은 좋았지만 다른 일들도 일어났다. 체포 소식이 들려왔고, 바로 또 다른 체포 소식이 들려왔다. 하도 야학 출신인 최초의 다섯 명 지도자들을 포함해서 34명의 해녀가 체포됐다. 단속 기간 동안 추가 시위를 막기 위해서 수십 명의 해녀들이 억류당했다. 하도 야학의 몇몇 선생님들이 사회주의자, 혹은 공산주의자들이고 그들 중 다수가 은신 중이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는 소문이 퍼졌다. 그런 소문에도 상관없이 어머니는 수업에 빠지지 않고 출석했다. (p. 83~84)
또한 소설은 우정과 역사라는 테두리 안에서 죄와 운명, 용기와 용서를 말하고 있다. 소설의 핵심은 자매와도 같은 두 여자의 우정이 어떻게 비극으로 치닫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이며 여기에는 또한 배우자 학대, 강간 및 폭력적 살인이라는 주제가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역사라는 굴레 속에서 이유 없는 학대와 고통을 당하면서도 살아내야만 했던, 그리고 가차 없는 바다의 횡포에 순응해야만 했던 해녀들의 긴박감이 소설을 읽는 내내 전율을 일으킨다.
우리 앞에는 유리가 완전히 벌거벗겨져 있었다. 어느 누구도 다치게 한 적이 없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지도 못하는 내 시누이가 무릎으로 기고 있었다. 한 군인이 그녀를 발로 걷어찼다.
“한 애만.” 미자가 되풀이했다. “네가 선택해.”
내 마음은 갈팡질팡했다. 미자에 대한 분노와 실망감. 그녀가 우리를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그리고 절망감. 그녀가 내게 요구하고 있는 결정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언젠가 바다에서 나와 함께할 내 딸을 구해달라고 해? 우리가 저승에 갔을 때 우리 모두에게 제삿밥을 먹여줄 큰아들 성수를 구해달라고 해? 애 아버지가 가장 귀여워하는 경수를 구해달라고 해? (p.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