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 - 베트남과 전쟁의 기억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 - 베트남과 전쟁의 기억

저자
비엣 타인 응우옌 지음, 부희령 옮김
출판사
더봄
출판일
2019-05-25
등록일
2019-12-24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64MB
공급사
알라딘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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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퓰리처상 수상작가 최신 논픽션, 하버드대 출판부 출간 도서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 _2016
★전미비평가협회상 파이널리스트 _2016
★전미도서상 파이널리스트 _2016

모든 전쟁은 두 번 치러진다. 처음에는 전쟁터에서 싸워야 하고,
두 번째는 기억 속에서 싸워야 한다!


미국인들은 ‘베트남 전쟁’이라고 부르고, 베트남인들은 ‘미국 전쟁’이라고 부르는 ‘그’ 전쟁. 포성은 오래전에 멎었지만 ‘그’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소설, 회고록, 묘지, 기념물, 영화, 사진, 박물관 전시물, 비디오 게임, 기념품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두 나라의 집단 기억 속에서 갈등은 여전히 살아 있다. 자기 민족의 경험만을 떠받들고, 자기 민족의 희생을 드높이면서, ‘적’을 악마로 만들거나, 혹은 반대편 진영의 병사들과 민간인들을 무시하는 기념물들이 넘쳐난다. 저자는 이러한 문화적 형식들을 만화경처럼 들여다보면서, 전쟁에 대해 포괄적으로 이해하게 해준다. 또한 미국과 베트남뿐 아니라 전쟁 당사자였던 라오스인들, 캄보디아인들, 한국과 동남아시아계 미국인들까지 포함하여 그들과 관련된 위태로운 윤리적 질문을 제기하고, 그를 통해 모든 전쟁의 교훈을 이끌어 낸다.

“베트남 전쟁에 대한 ‘공정한 기억’이라 할 수 있는 결정적 작품” _LA타임스
“라오스인, 캄보디아인, 몽족, 한국인의 경험도 이야기하는 빼어난 책” _뉴요커

★퓰리처상 수상작가가 10년 동안 취재하고 집필한 논픽션 에세이 걸작!


베트남 전쟁은 미국과 대한민국, 동남아시아에서 두 번째 싸움(집단적, 국민적 기억투쟁)을 어떻게 치르고 있을까?
베트남의 역사는 외국 세력의 지배에 저항하여 독립 국가를 세우기 위한 전쟁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다. 베트남은 중국의 식민지로 1,000여 년, 프랑스의 식민지로 100여 년을 보냈다. 1945년 태평양 전쟁 중에 프랑스를 밀어내고 들어온 일본의 지배를 받다가, 그해 8월 15일에 일본이 연합군에 항복하면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운명을 겪게 되었다. 분할 점령을 시도하는 연합군과 베트남을 되찾으려는 프랑스에 대항하여 호찌민이 이끄는 비엣민을 중심으로 저항하다가, 하노이에서 공산주의 정권인 베트남민주공화국이 수립되었다. 이후로 인도차이나 전쟁이라 불리는 독립 전쟁이 이어지고 1954년에 프랑스를 완전히 몰아냈다. 그리고 북위 17도 선을 기준으로 북쪽은 베트남민주공화국, 남쪽은 미국의 지원을 받는 베트남공화국으로 나뉘었다. 베트남 전쟁, 혹은 미국 전쟁이라고 불리는 그 전쟁은 1964년에 발발하여 1975년 4월 30일 사이공 함락으로 종결된다. 이듬해인 1976년 통일된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이 세워졌다.
저자인 비엣 타인 응우옌은 베트남에서 태어났으나 사이공이 함락되던 네 살 때 해상 난민이 되어 미국으로 탈출했다. 그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미국인으로 교육받고 자라면서 엉터리 영어를 구사하는 베트남 이민자들을 미국인의 눈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나 〈지옥의 묵시록〉 같은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서 미군에 의해 베트남인들이 살해당할 때 환호하는 관객들 속에서는 분노를 느꼈다고 고백한다. 그의 정체성에 혼란을 더해주는 또 하나의 요소는 배신자의 위치다. 응우옌의 부모는 원래 북베트남 출신이지만, 남북으로 분단된 해인 1954년에 남베트남으로 내려왔다. 신실한 가톨릭교도였다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친서구적 성향이었을 확률이 높다. 응우옌은 여러 차례 베트남을 방문했으나, 자신이 태어난 도시에는 한 번도 가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곳을 떠나기 전 어떤 사건을 겪은 아버지가 아들이 그곳에 가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응우옌은 아버지가 두려워하는 위험이 무엇인지, 과연 그것이 실체가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아버지의 절박한 금지령을 어길 수 없었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진정한 화해없이 전쟁의 진실을 밝히고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것은 불가능!

그렇다면 미국인과 베트남인뿐만 아니라 전쟁에 관련된 라오스인, 캄보디아인, 한국인 및 동남아시아계 미국인 등등은 베트남 전쟁을 어떻게 기억하고 잊어야 할까? 저자는 미국, 동남아시아, 한국, 베트남 등 베트남 전쟁 관련 기념관과 유적지를 모두 방문하고, 베트남 전쟁 관련 문화양식을 섭렵하면서 ‘전쟁을 겪은 인간이 인간답게 되는 방법’을 찾는다. 이를 위해 그는 공정한 기억과 공정한 망각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베트남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베트남인을 치유해야 할 몫이 있는 한국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제5장에서 저자는 ‘대한민국이 베트남 전쟁을 기억하는 방식’, ‘베트남인이 한국을 생각하는 속마음’ 등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이에 대해 우리는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성이 있다. ‘10만의 베트남 며느리들’과 함께 살아가는 현실을 인정한다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박정희정권이 한국 군대를 보내 달러를 벌어왔기에, 베트남 전쟁은 우리에게 ‘선’ 혹은 ‘이익이 남은 장사’일 뿐인가? 베트남의 저임금으로 공장을 짓고 경쟁력 있는 물건만 생산해내면 끝나는 문제인가?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는 반성과 함께 대한민국의 품격을 한 단계 올려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한국 출간이 갖는 가장 큰 의의일 것이다. 베트남은 앞으로도 경제, 국제정치적인 면에서 한국에게 더욱 중요한 나라가 될 것이므로 더더욱 깊이 있는 이해와 진지한 사고가 필요하다.

★‘미국 전쟁’도 ‘베트남 전쟁’도 아닌 ‘나의 전쟁’으로 전쟁을 기억해야!

결론적으로, 이 책은 전쟁을 중심으로 기억의 문제를 다룬다. 전쟁을 기억하는 방식에 대해 윤리적, 산업적, 미학적 측면에서 접근하지만, 그 모든 논의를 꿰뚫는 논리의 토대가 되는 것은 윤리적 측면이다. 즉 ‘자신뿐 아니라 타자를 기억하는 윤리’이다. 여러 겹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으면서 동시에 어느 집단에도 완전히 통합되지 않는 타자의 정체성으로 살아왔을 저자로서 충분히, 절박하게 할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런 맥락에서 저자는 ‘베트남 전쟁’도 ‘미국 전쟁’도 올바른 호칭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본문에서는 ‘그 전쟁’이나 ‘나의 전쟁’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산업의 측면에서 저자가 경고하는 것은 전쟁기계에 포섭된 시민들이 결국은 전쟁을 피해 도망가는 난민 신세로 전락하거나, 영원히 멈추지 않을 전쟁의 지속에 일조하는 일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 안에 있는 비인간성을 직시해야 한다. 미학의 측면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우리가 인간인 동시에 비인간임을 맑고 복합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재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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