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멸종
2019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 ‘북투필름’ 선정 및 토리코믹스 어워드 수상작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 수록한 세계의 끝을 향해 달리는 다섯 편의 이야기 2018 겨울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 수상 작품집 이승과 저승, 지구와 그 바깥, 지금 여기의 세계와 상상할 수 없던 새로운 세계의 ‘대멸종’독특한 주제를 바탕으로 재기발랄한 장르문학을 선보이는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 『대멸종』은 지난 2018년 겨울 공모전 수상작 다섯 편을 모은 작품집으로, 『냉면』에 이은 두 번째 앤솔로지이다. 특히 이 작품집에 수록된 심너울 작가의 단편 소설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는 2019년 10월에 개최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시아필름마켓 ‘북투필름(BOOK TO FILM)’에 선정되어 많은 영화, 영상 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고, 그 결과로 토리코믹스(ToryComics) 어워드를 수상했다.'한 세계의 종말'을 공통분모로 둔 이야기들은 판타지, SF, 미스터리 등의 문법을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우리나라 고유의 저승 신화가 우주과학과 어우러지고, 빈민가에서 펼쳐지는 인간 드라마가 동화적인 판타지를 품는다. 멀지 않은 미래의 우주를 그리던 이야기가 어느 순간 미스터리 스릴러의 색채를 띠기도 한다. 이 흥미로운 결합이 지향하는 바는 이야기 본연의 '재미'다. 저마다 또렷한 인상을 남기는 다섯 편의 수록작들은, 더없이 극적인 사건인 대멸종이 재미를 최대한으로 이끌어 내기에 제격이라는 점을 훌륭하게 증명한다. 피하지 못할 어둠의 도래야말로 가장 빛나는 이야기의 시작인 것이다. 이 주제의 또 다른 미덕은 임박한 재앙 앞의 고군분투를 보여 줌으로써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유한한 삶을 돌아보게 해 준다는 점이다. 각 작품의 주인공인 저승 세계의 차사, 게임 회사의 개발자, 리조트에서 일하는 아이, 우주탐사선의 선원, 거대 제국의 현자와 마법사가 맞닥뜨린 상황은 결국 우리가 처한 운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예정된 끝을 향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책장을 덮은 뒤에도 쉬이 그치지 못할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