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아 제발
소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소년이 되었다.
남장여자, 한선후의 수행비서 정수완!
한선후와 정수완의 아슬아슬한 게임이 시작됐다.
복수? 어디 해봐!
아슬아슬, 위험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장난. 계집애 같은 커다란 눈동자에 감춰진 분노가 싫지 않았다.
무표정한 얼굴로 감히 놈이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림자처럼 뒤따르던 그 눈동자가 다른 곳을 향한 순간, 처음으로 그의 심장이 뜨겁게 뛰었다. 그녀가 아닌, 그놈에게…….
놈이 아니라 그녀라, 수인이라 불러보고 싶었다. 놈이 아니라 그녀를 안아보고 싶었다. 놈이 아니라 그녀, 정수인이 미치도록 갖고 싶었다.
어떻게 그의 손에 심장이 뛴단 말인가?
죽을힘을 다해 외면하고, 온몸으로 거부했다. 하지만 두근두근 이미 수인의 심장은 뛰고 있었다. 헤어 나올 수 없는 수렁 속으로 점점 더 빠져들고 말았다.
단 하룻밤, 이 밤만은 다른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심장이 이렇게 뛰니까, 나도 살아 있는 사람이니까, 그 심장의 소리에 오늘 하루만 귀를 기울일 것이다. 지금부터 수인은 그와 가면무도회에서 처음 만난 연인처럼, 그렇게 하룻밤을 보낼 것이다.
“나, 싫어요? 난 당신 좋은데…….”
대범한 그녀의 유혹에 선후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