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남보다 더 불안한 사람들

남보다 더 불안한 사람들

저자
대니얼 키팅 지음, 정지인 옮김
출판사
심심
출판일
2018-06-14
등록일
2018-11-30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20MB
공급사
알라딘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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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불안은 어떻게 몸에서 몸으로, 세대에서 세대로 전달될까?
생후 1년의 삶이 평생의 불안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과학으로 증명하다

유난히 아무것도 아닌 일에 분노를 터뜨리는 사람이 있다. 일단 감정이 폭발하면 진정하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람. 그러다가 어느 순간 세상과 담을 쌓고는 한없이 위축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사람. 그게 주변 사람일 수도,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나일 수도 있다. 이들이 스트레스 조절에 실패하는 공통의 이유, 이들의 마음속에 도사린 공통의 감정은 바로 ‘불안’이다.
우리 몸은 위험에 처하면 스트레스를 느끼도록, 생사가 걸린 결정을 내릴 때면 심장이 두근거리는 불안을 느끼도록 만들어졌다. 위기가 닥쳤을 때 스트레스 반응을 작동시키는 능력이 없었다면 인간이라는 종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듯 불안은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자연스럽고 보편적인 감정이다. 하지만 왜 어떤 사람은 일상생활조차 어려울 정도로 ‘유난히’ 심한 불안을 느끼는 걸까? 무엇 때문에 그런 감정이 시작되며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걸까?
이 질문들에 답을 찾기 위해 평생을 바친 연구자가 있다. 바로 발달심리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40년간 인간의 발달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요인을 연구해온 미시간대학교 심리학 교수 대니얼 키팅이다. 그는 《남보다 더 불안한 사람들(심심 刊, 원제: Born Anxious)》에서 어떤 이유로든, 어떤 방식으로든, 임신부가 지속적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기가 불안을 안고 태어난다고 말한다. 즉 임신부의 스트레스가 아이에게로 ‘유전’된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유전자가 기능하는 방식’이 몸에서 몸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아기가 태어난 후, 1년간의 보살핌이 평생의 불안을 좌우한다는 사실 또한 과학적 근거를 들어 설명한다. 배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더라도 태어나 1년간 충분히 보살핌을 받으면 나아지지만, 반대로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면 생물학적으로 불안한 상태로 살아간다는 의미다.
저자는 발달심리학을 기초로 사회적 후성유전학, 사회역학, 신경과학, 영장류 동물학 등의 과학 연구를 통섭해 강력한 스트레스가 몸속에 들어가 유전자가 작동하는 방식을 바꾸고, 그것이 평생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강력한 스트레스는 폭력, 전쟁, 굶주림 같은 생명의 위협에 직면한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살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질병, 실직, 이혼, 주거비 상승, 경기 침체 등 다양한 사회적 위험에 노출되었을 때 느끼는 불안과 스트레스 역시 몸에 ‘생물학적’으로 각인되고 이것이 다음 세대로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임신한 순간부터 생후 1년의 경험이 평생의 불안을 결정한다는 사실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단순히 개인의 성격이나 나약함, 처한 환경 탓으로 돌리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


항상 감정에 날이 서 있다. 사소한 일에 폭발한다. 쉽게 움츠러든다. 지나치게 집착한다…
평온한 일상을 망가뜨리는 불안은 어디에서 오는가?

저자가 불안과 스트레스, 발달 건강의 관계를 파헤치는 데 평생을 매달린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바로 어린 시절에 만났던 데이비드와 제이슨 때문이었다. 데이비드와 제이슨 모두 평소에는 얌전했지만 작은 일에도 불같이 화를 내는 일이 잦았고 한번 화를 내면 좀처럼 진정하지 못해 본인은 물론 주변을 힘들게 했다. 저자는 학업은 물론 인간관계, 일상에서 수없이 많은 어려움을 겪는 두 사람을 가까이서 겪으며 ‘불안을 운명처럼 떠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연구에 매진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 연구에 매달린 끝에 유난히 심한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은 생물학적 기반 자체에 숨어든 짐을 짊어지고 있고, 이 짐은 그들이 살아가는 내내 매일 스트레스와 불안을 접하고 처리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은 다음과 같다

임신한 순간부터 생후 1년까지의 불안이 몸에 새겨진다는 과학적 증거
1. 작은 자극에도 과도한 공격성을 보인 히말라야 원숭이. 영장류 동물학자이자 미국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소속 과학자인 스티븐 수오미Stephen Suomi는 긴꼬리원숭이과의 한 종인 히말라야 원숭이를 대상으로 초기 역경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해왔다. 그는 갓 태어난 원숭이들을 어른 원숭이와 분리해 모아놓고 양육을 받지 못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보았다. 1년 후 다시 큰 무리에 합류시키자 어린 원숭이들은 과도한 폭력 같은 행동상의 문제부터 중독까지 다양한 난관에 부딪혔다.
수오미는 원숭이가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이유가 코르티솔 때문일지 모른다고 짐작하고 정반대의 실험을 시작했다. 즉 양육이 결여된 결과 코르티솔이 증가했으리라는 생각을 검증하기로 한 것이다. 수오미는 갓 태어난 원숭이들을 함께 모아놓고 먹이만 충분히 공급하고 엄마 원숭이와는 떨어뜨려놓았다. 또래끼리 자란 원숭이들은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이 과도하게 흥분되어 있었다. 요컨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통제하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HPA Axis, 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이 과열된 상태였다. 그래서 조금만 자극을 받아도 이 시스템이 맹렬하게 돌아가고, 남들이 다 물러나고 한참이 지나도 작동을 멈출 줄 모르는 것이었다. 이 원숭이들이 과도한 공격성을 보이고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의 과도한 활동과 관련이 있었던 것이다.(54-56쪽)

2. 최악의 환경에서 성장한 고아들의 사례. 1980년대에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Nicolae Ceausescu는 루마니아 경제를 튼튼히 하려면 대대적인 인구 증가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에 따라 피임금지령을 선포했다. 계획에 없이 잉태된 아이들은 찰스 디킨스의 소설에 나올 법한 열악한 고아원에 버려져서 커다란 방 안에 빼곡하게 줄지어 선 작은 침대에 마치 물건처럼 보관되었다. 이곳에서는 어른 몇몇이 수많은 아기를 돌보았다. 이들은 아기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인간과의 접촉을 제공할 시간이 없었고, 그렇게 하도록 요구받지도 않았다. 이런 고아원들은 건성으로 먹이고 기저귀만 갈아줄 뿐, 조립라인을 돌리는 공장처럼 운영됐다.
차우셰스쿠 정권이 몰락하고 이런 비극적인 상황이 백일하에 드러난 후 아이들 상당수가 유럽과 미국의 부유한 가정에 입양되었다. 후에 심리학자 메건 거너Megan Gunnar를 비롯한 여러 연구자가 그 아이들의 발달 상태를 연구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생후 1년 안에 입양되지 못한 아이 중 사실상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아이가 스트레스 조절장애에 시달렸고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었다.(57~58쪽)

3. 사회적 후성유전학의 발견. 그간의 후성유전 연구는 대부분 정상적인 태아의 발달과 관련해서 또는 흡연이 암에 미치는 영향처럼 살아가면서 물리적으로 투입되는 자극에 대해서만 이루어졌다. 마이클 미니는 이에 더해 사회적 경험(이 경우에는 초기 양육)이 스트레스 시스템을 통제하는 유전자에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했다.
보통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은 직면한 위협의 크기에 비례해 반응을 높이거나 낮춘다. 당장 사자가 덮치려 하거나 총을 든 남자가 다가온다면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은 코르티솔을 방출해 높은 경계 태세를 갖추게 한다. 그러다가 위협이 지나가면 코르티솔 방출이 멈춘다. 그런데 미니의 연구에서 갓 태어난 새끼 쥐들이 엄마 쥐에게 보살핌을 충분히 또는 아예 받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경험하자 코르티솔 분비를 멈추지 못하게 하는, 즉 계속 방출하게 하는 어떤 일이 일어났다. 이런 과정이 바로 후성유전적 변화다. 다시 말해 유전자의 기능이 외부적 요인 때문에 스위치가 켜지거나 꺼지는 쪽으로 바뀐 것이다. 이 경우 외부적 요인은 어려서 보살핌을 받지 못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사회적 경험)한 것이며, 그 결과 ‘스트레스 메틸화stress methylation’라는 후성유전적 변화가 일어난다. 메틸화란 모든 유전자에 있는 켜고 끄는 스위치에 메틸기methyl group(특정한 유형의 화학물질 분자)가 달라붙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스트레스 메틸화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에 진정하고 물러서라고 , 즉 코르티솔 방출을 멈추라고 지시해야 할 유전자에 침묵화silencing가 일어난 것이다. 인생 초기에 심한 강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하면 이 스트레스 시스템을 통제하는 핵심 유전자에 메틸화가 일어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항상 덮치려고 달려드는 사자나 총을 든 남자를 마주한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다.(60~61쪽)

생애 초기의 스트레스가 우리 몸과 인생까지 바꾼다.

영유아, 어린이,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고장 난 스트레스 조절 유전자가 어떻게 개인의 삶과 가족, 사회를 뒤흔드는지 보여주는 실제 사례와 해결을 위한 구체적 조언 제시
저자는 스트레스가 유전자의 작동 방식을 바꾸고, 그것이 영향을 미치는 기간은 평생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강연을 통해 심리학자, 교사, 사회복지사, 지역 보건 단체, 입법자, 정책 결정자 등 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많은 사람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를 지나친 스트레스라고 볼 수 있을까요? 스트레스 메틸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겉에서 어떻게 알아볼 수 있나요? 나 자신이나 내 아이가 이미 스트레스 시스템이 고장 난 채로 살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 와 무언가를 하기엔 너무 늦은 걸까요? 스트레스는 기본적으로 타고난 것을 변화시켜 더욱 고치기 어렵게 만드는 건가요?”
저자는 이 질문들에 답하기에 앞서 생후 1년이 인간의 건강한 삶에 아주 중요하지만 이 시기를 지났다고 해서 불안에서 벗어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발달 단계에 맞춰 여러 변화의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즉, 아이가 처음 또래 집단을 접하고,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시기에 사회적 관계를 맺으면서 불안에서 벗어날 변화의 기회가 생기고, 급격한 뇌 발달의 시기인 청소년기에 또 한 번 변화의 기회가 있으며, 모든 것이 완성된 성인이 되어서도 불안을 떨쳐낼 새로운 기회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에 각 장에 걸쳐 신생아부터 유아, 아동기를 거쳐 청소년기와 성인기의 불안 양상을 깊이 있게 살펴보고 다양한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불안에 대응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더 나아가 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이 위험한 악순환을 멈추기 위해 사회정책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각 발달 단계별 불안의 특징과 대응법

1. 임신한 순간부터 생후 1년까지 : 방법은 슈퍼양육 어떤 아기들은 글자 그대로 ‘불안을 안고’ 태어난다. 이는 임신 기간에 엄마가 과도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결과 태아에게 스트레스 메틸화가 일어난 경우, 즉 스트레스 유전자가 ‘켜진’ 상태로 잠겨버렸기 때문일 수도 있고, 이미 스트레스 메틸화가 일어난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기의 스트레스 시스템은 생애 첫 1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서도 변화한다. 집중력과 끈기를 갖고 깊이 감정을 이입해 보살피는 슈퍼양육Supernurturing은 이미 일어난 스트레스 조절장애를, 심지어 유전된 경우에도 이겨내게 하여 초기에 겪은 역경의 악영향을 경감시키는 완충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 반대 역시 참이어서 심한 스트레스나 고난을 겪으면 후천적으로 스트레스 메틸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여기서는 부모나 주 양육자가 핵심 역할을 하지만 더 넓은 사회적 환경(가혹한 환경이든 이로운 환경이든) 또한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67-68쪽)

2. 둥지를 벗어나 경기장으로 나온 아동기 : 방법은 다정함과 세심함, 적극적인 반응 정규교육을 시작하는 시기(미국의 경우에는 대부분 유치원)에 아이들은 매우 중요하고 새로운 사회적 기회와 장해물에 직면하는데 나이가 많아질수록 대체로 난이도가 높아진다. 당연한 일이지만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그 장해물은 훨씬 더 넘기 어렵게 느껴진다. 장해물을 넘어서지 못하면 실패를 증폭시키는 힘겨운 피드백 회로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다른 아이들을 화나게 만들거나 불안해서 스스로 위축되는 아이는, 친구들을 사귀고 어울리는 일에 잘 적응하지 못하므로 사회적 상호작용 기술을 키우는 데 꼭 필요한 활동까지 놓치는 셈이다. 다른 모든 기술이 그렇지만 사교 능력은 자꾸 연습해야 는다.(128쪽)
학교는 심한 스트레스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감정을 달랠 수 있는 새롭고 강력한 기회를 제공하는 몇 안 되는 사회기관 중 하나다. 학교생활은 가정에서 부모나 양육자와 안정적인 유대를 형성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유익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긍정적인 대리자 역할을 하는 선생님은 아이에게 꼭 필요하지만 직계 가족이 주지 못한 관심을 쏟으며 아이와 돈독한 관계를 형성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역할을 하는 선생님은 정성스러운 양육자와 같은 특징이 있다. 다정함과 세심함,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태도, 명확한 기대치를 설정하고 아이들이 그 기대에 부응하도록 뒷받침하는 헌신적인 태도까지. 이런 유형의 지지관계는 아이에게 회복탄력성 주사를 놓는 것과 같다. 부정적인 마음의 경로에서 벗어나 꼭 필요한 의욕을 얻는 방향으로 돌아가는 우회로가 되어주기 때문이다.(134쪽)

3. 기회와 위험이 가득한 청소년기 : 방법은 한 걸음 물러나 자신을 돌아보기 뇌에서 일어나는 엄청난 양의 변화, 그와 동시에 벌어지는 이성과 욕망의 줄다리기를 감안하면 청소년기는 헤쳐 나가기 몹시 까다로운 시기이다. 그래도 좋은 소식이 있는데 이는 스트레스 조절장애가 있는 10대에게도 좋은 소식이다. 정서적인 측면에서 볼 때 청소년기의 뇌는 더 침착하고 건전한 항로를 설정하게 도와줄 행동과 습관을 습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청소년기에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을 수없이 마주한다. 학교에서 좋아하는 아이에게 무시당했다고 느낄 때, 친구와 싸웠을 때, 시험을 잘 못 봤을 때 등.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마주한 스트레스는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때보다는 느리게 반응하기 때문에 보통 뇌 회로에서 중간 단계를 하나 더 거친다. 그러므로 청소년기에는 그렇게 덤으로 생긴 시간을 이용해 인지적 평가를 수행할 수 있다. ‘이게 정말 불안해할 일일까? 이 일에 다르게 반응할 방법은 없을까?’
이렇게 자신의 본능을 예리하게 의식하는 능력과 정말로 두려워할 만한 일인지 평가하려는 성향은 의식적으로 기를 수 있다. 이런 능력을 기르는 방법은 교사나 치료사에게 정식으로 배울 수도 있지만 부모가 이끌어주거나 적절한 행동으로 몸소 모범을 보일 수도 있다. 10대 자녀가 스트레스 반응을 보일 때 불쑥 끼어들 필요도 없고 자녀가 예민하게 반응할 때 덩달아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다. 그저 한 걸음 물러나 무엇이 걱정인지 침착하게 물어봄으로써 자녀를 이끌어줄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자신을 평가하는 법을 배운다고 해서 스트레스 시스템이 더 이상 말썽을 부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트레스 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는 잠재력이 커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런 연습을 더 오래 더 효율적으로 할수록 이 기술을 지탱해줄 새로운 뉴런들이 더 많이 발화하고 함께 연결되며 발달한다. 한마디로 이 기술은 감정의 중지 버튼과 같아서 잠시 멈춰 상황을 다르게 바라보도록 함으로써 불안에 즉각 반응하던 과거의 습관을 고치게 해준다. (156-158쪽)

4. 가족, 일, 사랑,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겪는 성인기 : 방법은 긴밀한 사회적 연결을 통해 얻는 안정감 스트레스 조절장애가 있는 성인들, 특히 성인기가 되기 전에 회복탄력성을 키울 기회가 없었던 이들은 자신과 주위 사람 모두를 힘들게 한다. 무시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신뢰감이 없으며, 폭발적으로 화를 터뜨리거나 뒤로 움츠러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이 피하고 싶은 지뢰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가족과 직장 내 인간관계도 쉽게 풀리지 않고 부정적인 상황으로 치닫는데 그 때문에 스트레스의 악순환이 더욱 가속화된다. 이렇게 가정과 직장에서 스트레스 유행병이 발생한다. 그들의 과열된 스트레스가 일반적인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을 지닌 이들에게까지 전염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트레스 조절장애를 해결하지 못한 채 성인이 되었다 해도 그 고리를 끊을 방법은 있다. 강력한 사회적 연결에 의지함으로써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자신의 삶에 의식적으로 마음챙김의 관점을 적용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스트레스 조절장애를 겪는 이들이 이런 변화에 나서는 것이 쉽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 가능하며 효과도 크다. 더불어 그런 행동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이 어느 정도 안도감을 얻는다. (173-175쪽)

우리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불안의 재생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한 이유

저자는 불안을 개인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임을 강조한다.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환경(소득, 자산, 교육, 가정환경 등)이 스트레스 수준과 건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서구 선진국을 대상(미국, 영국, 스웨덴 등)으로 사회적 불평등 수준을 비교해 이것이 개인의 건강과 사회 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한다. 즉, 신체 건강, 정신 건강, 범죄, 학업 성취, 사회적인 능력, 참여 등을 놓고 볼 때 불평등이 심하지 않은 나라가 불평등이 매우 심한 나라보다 훨씬 잘 살아간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개인에게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생활을 이어나가고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사회가 뒷받침하는 ‘사회안전망’이 갖춰진 나라일수록 스트레스 수준이 낮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 책은 스트레스 메틸화가 일어나는 결정적인 시기가 임신한 순간부터 생후 첫 1년이 끝날 때까지라는 사실을 기초로 불안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사회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곧 엄마가 될 임신부와 그 가족을 효과적으로 지원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든 마음 편히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질 좋은 의료 환경, 임신 중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부모 모두의 출산휴가 보장과 휴가 중 급여 지원, 휴가 후의 고용 보장 및 육아 지원 방문 프로그램 등이 그 방법이다. 그 외에도 스트레스 메틸화가 영향력을 발휘할 때나 자기 스스로 스트레스 조절장애를 의식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때처럼 결정적인 시점에 개인에게 완충 장치를 마련해주는 다양한 접근법을 제안한다.
불안한 사람은 위험이나 위협의 신호를 놓칠까 봐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 예민하게 더듬이를 세운 채 평생을 살아간다. 평생 심한 스트레스 상태로 살아가는 원인이 생애 초기에 받은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사실은 개인의 노력과 맞물려 사회 환경의 질을 개선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깨닫게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개인이 자신 혹은 사랑하는 사람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을 제안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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