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재생산에 관하여 - 낳는 문제와 페미니즘

재생산에 관하여 - 낳는 문제와 페미니즘

저자
머브 엠리 지음, 박우정 옮김
출판사
마티
출판일
2019-03-21
등록일
2019-12-24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29MB
공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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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난자들은 자유를 얻어야 해요.”
- 난자 동결을 선택한 비혼 여성

“여러분에겐 두 개의 자궁이 있어요.”
- 레즈비언 커플의 체외수정 상담을 담당한 의사

“자식을 낳고 싶은 욕구가 한밤의 식탐처럼 찾아올 수 있다고 했다.”
- 젠더 확정 수술 전 정자를 보존한 트랜스젠더 여성

재생산은 시스젠더 이성애자 커플만의 이슈인가

최근 재생산권 논의가 활발하다. ‘가임 여성’만으로 대상으로 하는 ‘출산력’ 지도가 뭇매를 맞았고, 임신 중절을 범죄화하는 ‘낙태죄’ 폐지와 안전한 임신 중절 시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시점에서 ‘재생산할’ 권리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옥스퍼드 대학교 영문학과 교수인 머브 엠리는 ‘생물학적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고 싶어 하는 욕구’에 대해 페미니즘이 더 포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정자 및 난자 공여, 난모세포 동결 보존(소위 ‘난자 냉동’), 체외수정,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 등의 의학 기술이 시스젠더 이성애자 커플의 임신, 출산뿐 아니라 그간 재생산 논의에서 거의 배제되어왔던 주체들을 드러낸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비혼 여성, 레즈비언 커플, 트랜스젠더…
생물학적 아이를 낳고 싶은 소망을 포용하는 페미니즘을 위하여

자칫 ‘생물학적 아이를 원하는 욕구는 자연스럽다’는 주장으로 읽힐 여지가 있지만, 엠리의 초점은 재생산과 관련해 ‘자연’과 ‘인공’의 경계에서 새로운 주체들과 마주쳤을 때 페미니즘과 이 사회가 어떤 고민과 실천을 해야 하는지 모두의 성찰을 촉구하는 데 있다. 시스젠더 이성애자 커플에게만 ‘자연스러웠던’ 재생산은 재생산 기술을 매개로 비혼 여성, 레즈비언 커플, 트랜스젠더에게도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다.
엠리는 이를 다섯 개 사례를 통해 매우 신중하게 보여준다. 구글, 페이스북 등이 회사 복지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난자 동결 시술비 지원 혜택을 받은 비혼 여성 S, 정자 주입술에 실패한 후 체외수정을 선택한 B, 정자를 공여받아 체외수정을 하기로 한 레즈비언 커플 N과 K, 트랜스젠더 여성과 시스젠더 레즈비언의 임신 준비 사례가 그것이다.
한편, 엠리는 이들의 사례를 통해 부정확한 정보로 인한 부작용이나 기술의 과도한 개입이 초래하는 신체의 대상화, 엄청난 비용, 일종의 실험체처럼 여겨지는 시술 환경 등도 낱낱이 지적한다.
그리고 글 전반에서 중요한 두 가지 중요한 논점을 제기한다. “모든 재생산은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몸은 정치적으로 통제되지만은 않는다”. 요컨대, 재생산은 ‘자연적’이기만 한 것도 ‘인공적’이기만 한 것도 아니며, 신체는 ‘정치적 올바름’에 부합하도록 구성되거나 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생산 기술이 ‘어머니 되기’를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아닐까?
‘자연적’이라는 말 자체를 철저히 거부해야 하지는 않을까?

하지만 이것으로 충분한가? 이 책은 엠리의 “재생산에 관하여”를 중심으로 인권 운동 활동가, 생명윤리학자, 역사학자 등이 자신의 견해를 덧붙이며 담론을 확장해간다. “어머니 역할”을 쓴 소피 루이스는 ‘생물학적 가족’의 필요성에 의구심을 던지면서 재생산 기술의 발전이 오히려 ‘어머니’를 더 원하는 사회를 만들고 있지 않은지 질문한다. 애니 멘젤은 “자연적인 것의 폭력”을 통해 ‘자연적 욕구’조차 건강하고 안전하게 이룰 수 없었던 흑인 여성, 그리고 그보다 더 주변의 위치에서 ‘자연적 욕구’를 드러낼 수 없었던 흑인 트랜스 여성의 문제를 꼬집으면서 중첩된 소수자 정체성 문제에 엠리가 다소 무관심했다고 비판한다. 크리스 캐포지는 보조재생산기술을 위시로 하는 배아 검사 등의 유전자 검사 및 편집 기술이 장애인차별주의를 심화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데 반해, 아리나 아리스타호흐바는 “통제하기 어려운 개인적 욕구가 관련된 경우, 우리는 마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치적 선택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가 드물다”면서 엠리에게 동조하는 글을 썼다. 엠리가 다루지 못한 상업적 대리모, 보조재생산 시술의 낮은 정상 출산율 문제에 대해서는 다이앤 토버의 “페미니즘의 역설”과 “희망을 팔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빼놓을 수 없는 사회적 재생산 논의
알다시피 ‘재생산’ 문제는 단지 난자 또는 정자의 생산과 수정, 착상을 비롯한 임신, 출산의 과정만을 일컫지 않는다. 여성의 가사노동은 건강한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역할을 담당해왔으며, 이에 대한 정당한 임금이 지불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뉴욕 가사노동 임금 위원회를 이끌었으며, 가사노동 임금화에 대한 권위 있는 저술을 다수 발표한 실비아 페데리치의 인터뷰가 실린 것은 그래서 타당하다.
이어지는 제임스 채펠의 “페미니즘으로 나이 먹기”는 재생산 노동이 사실상 끝나는 고령의 여성들이 자신을 돌보거나 돌보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에 페미니즘이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촉구한다. 캐시 오닐의 “사이보그 섹스의 역사”는 다소 공상적인 글로 섹스 로봇이 어떻게 여성을 해방시킬 수 있을지 아주 먼 미래를 그린다. 마지막으로 마이클 브론스키의 “동성애자가 아이들을 해방시키고 싶을 때”는 1970년대 동성애자 해방 운동이 선택적 친족 관계와 사회적 관계망을 통한 육아를 주장하며 ‘가족’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투해온 과정을 설명하며, 재생산이 ‘가족’과 연결될 때 고민해볼 지점을 돌아보게 한다.

“낳지 않을 권리”와 함께 이야기해야 할 문제
우리는 기술의 도움으로 혼자서, 또는 대리모를 통해서, 또는 남성 커플이나 여성 커플로서 재생산할 수 있는 선택지를 얻었다. 생물학적 아이를 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왜 생물학적 아이를 고집해야 하는지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이 욕구 자체를 정치적으로 재단할 수 있는가? 엠리는 그럴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사유할 수는 있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었고, 이 책의 기고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보스턴 리뷰의 2018년 7차 포럼 ‘한때 그리고 미래의 페미니스트’에 발표된 기고문을 엮은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낳지 않을 자유”와 “낳은 후의 이중 부담” 논의 사이에서 빠져 있는 “낳는 문제”에 주목하며 재생산 논의의 외연을 넓힌다.


지은이
다이앤 토버는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건강 및 고령화 연구소 조교수이며, 『정자와 연애하다: 변화하는 생물정치학과 현대 가족의 형성』(Romancing the Sperm: Shifting Biopolitics and the Making of Modern Families)을 썼다.

마시 다 노브스키는 ‘유전학 및 사회 센터’의 상임이사이며 『생명윤리학을 넘어: 생물정치학을 향해』(Beyond Bioethics: Toward a New Biopolitics)의 공동 편집자다.

마이클 브론스키는 하버드 대학교의 여성, 젠더, 섹슈얼리티 연구과정에서 매체와 행동주의 실천을 가르치며, 『미국의 퀴어 역사』(A Queer History of the United State)를 썼다.

머브 엠리는 옥스퍼드 대학교의 영어과 조교수다. 『문학을 즐기지 못하는: 전후 미국에서 나쁜 독자 만들기』(Paraliterary : The Making of Bad Readers in Postwar America)와
성격 검사의 역사를 다룬 『성격 브로커』(The Personality Brokers)를 썼다.

미리암 졸은 보건 및 인권 지지자이며 『폭로: 자유, 생식력 그리고 최첨단 아기의 추구』(Cracked Open: Liberty, Fertility and the Pursuit of High-Tech Babies)의 저자다. 여성 재단의 ‘딸들을 일터로 데려가기’(Take Our Daughters To Work Day) 캠페인의 공동 기획자이고, 유엔, 가족계획연맹,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일했다.

새라 샤르마는 토론토 대학교의 매클루언 문화 및 기술 센터의 이사이며, 컴퓨터와 정보기술에 대한 국제회의(ICCIT)와 정보학 대학원의 미디어 이론 조교수다. 『이럭저럭 하는 동안에: 임시성과 문화 정치학』(In the Meantime: Temporality and Cultural Politics)을 썼다.

소피 루이스는 필라델피아에 사는 작가이자 페미니스트 지리학자다. 『현재의 완전한 대리모 행위』(Full Surrogacy Now)를 썼다.

실비아 페데리치는 『마녀, 마녀사냥 그리고 여성』(Witches, Witch-Hunting, and
Women)을 썼고, 호프스트라 대학교 뉴 칼리지의 명예교수다.

애니 멘젤은 위스콘신 대학교 매디슨 캠퍼스의 젠더 및 여성학과 조교수다. 저서 『흑인
영아 사망에 대한 정치 생활』(The Political Life of Black Infant Mortality)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앤드리아 롱 추는 뉴욕 대학교에서 비교문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으며, 『n+1』, 『아트포럼』(Artforum), 『북포럼』(Bookforum), 『뉴인콰이어리』(New Inquiry)에 글을 게재했다.

이리나 아리스타흐호바는 미시건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며, 『모체의 환대: 철학, 생체의학
그리고 문화』(Hospitality of the Matrix: Philosophy, Biomedicine, and Culture)를 썼다.

제임스 채펠은 듀크 대학교 역사학과의 헌트 패밀리 조교수이자 고령화 및 개발 연구센터의 선임연구원이다.

질 리처즈는 예일 대학교의 영어과 조교수다.

캐시 오닐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대량살상 수학무기: 어떻게 빅데이터는 불평등을 확산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Weapons of math destruction: How big data increases inequality and threatens democracy)의
저자다.

크리스 캐포지는 메모리얼 대학교의 생명윤리학과 조교수이며 『다운증후군 선택하기: 윤리학과 새로운 산전 검사 기술』(Choosing Down Syndrome: Ethics and New Prenatal Testing Technologies)의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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